'고장난 휠체어+기저귀'만 남겨두고 장애견 길 한복판에 버리고 간 매정한 주인
하반신이 마비된 강아지 한 마리가 주인에게 버려진 채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안쓰러운 모습이 포착돼 분노를 자아냈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고장난 휠체어에 매달린 장애견은 그저 사라져 가는 주인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봐야 했다.
최근 동물 전문 매체 '아이러브독쏘머치(ilovemydogsomuch)'는 아르헨티나 살타주의 한 거리에서 하반신이 마비된 강아지 루니타(Lunita)가 구조된 소식을 전했다.
구조 당시 루니타는 눈에 힘이 풀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그간 얼마나 발버둥을 쳤는지 녀석은 앞다리에 힘이 풀린 채 주저 앉아있었다.
루니타 주변에는 기저귀와 담요 하나가 놓여 있었다. 녀석을 버리고 간 전 주인이 두고 간 것으로 보였다.
루니타를 구조한 동물구조단체(LUBA) 소속 직원은 "강아지가 움직이려 애를 써봐도 고장난 휠체어는 꼼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물 병원으로 옮겨진 루니타의 건강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이미 10살이 넘은 노령견인 루니타의 하반신 신경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여기에 루니타 몸 전신에 피부병이 있어 병원 치료가 시급했다.
동물구조단체 측은 루니타의 병원비 모금을 위해 발견 당시 찍어둔 사진을 SNS에 공개해 도움을 요청했다.
우연히 루니타의 사진을 본 한 미국인 여성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강아지에게 제2의 삶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입양을 희망했다.
그렇게 새 주인을 만난 루니타는 조금씩 건강을 되찾아 가는 듯 보였다. 새로운 휠체어에 적응하며 주인과 산책도 하고, 밥도 곧잘 먹었다.
하지만 나이가 있었던 녀석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루니타의 주인은 "11번째 생일을 치러준 뒤 루니타의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대학병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치료를 진행했지만,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던 루니타의 혀가 파랗게 변해갔다.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의 진단 아래, 루니타는 진정제를 투여받고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내 인생을 바꿔준 루니타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사랑한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루니타는 지난 2018년 7월 8일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뒤늦게 루니타의 안타까운 구조 상황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현재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