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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가슴 졸이며 해녀 할머니가 무사히 물밖으로 나오길 기도하는 어린 손자

지난 2일 KBS1 '동행'에서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10살 지원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인사이트KBS1 '동행'


[인사이트] 김천 기자 = "휘파람 소리 기다려요. 할머니가 올라올 때 '휘이익' 이런 소리가 나서요"


지난 2일 KBS1 '동행'에서는 한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김영자(71) 할머니는 3년 전 아들 내외가 이혼하면서 손자 장지원(10) 군을 맡게 됐다. 할머니는 일흔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지원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그는 오늘도 무거운 납덩이를 차고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언제까지 물질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원이에게 해줘야 하는 것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할머니는 물질 후 바다에서 나와 가쁜 숨비소리(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는 숨소리)를 낸다.


인사이트KBS1 '동행'


그가 처음으로 냈던 숨비소리는 부모님을 위해서였고, 한때는 자식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남은 숨비소리는 오롯이 지원이를 위한 호흡이다.


지원이는 할머니의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을 위해 할머니가 얼마나 애쓰는지 말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마음에 때론 할머니가 바다에 나가지 않고 자신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는 공기놀이를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도 잠시, 지원이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또다시 자신을 위한 물질에 나설 할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바닷가로 향한다. 


"가정 형편이 조금 더 나았다면 물질하러 가지 않아도 될 텐데..."


할머니와 함께하는 것이 좋은 지원이는 오늘도 바닷가에 서서 할머니를 기다린다. 속 깊은 지원이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차디찬 바닷속으로 사라진 할머니가 별탈없이 물질을 끝마치고 나오기를 바라는 간절함도 있을 것이다. 


항상 바다와 가장 가까이에 서 있는 지원이는 오늘도 자신의 유일한 단짝 친구 할머니가 '휘이익'하는 숨비소리와 함께 환하게 손을 흔들어 주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한편 할머니와 지원이를 돕고자 하는 이들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나 해피빈(☞바로 가기)을 통해 후원할 수 있다. 후원금은 지원이네 가정의 생계비와 학습지원비로 사용된다.


인사이트KBS1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