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대학생 아들·딸 '몽클레르' 패딩은 사줘도 용돈은 절대 안주는 부모님의 원칙 한 가지

A씨 부부는 대학생 아들, 딸들에게 '용돈' 빼고는 생필품, 사치품 가리지 않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스무 살 '성인'이 되면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돈 쓸 곳이 많아진다. 


어느 정도 교사의 통제 아래서 생활하는 고등학교와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대학교는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무 살 자녀를 둔 부모는 어느 정도까지 자녀에게 지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스스로 돈을 벌게 해야 하는지, 아니면 용돈을 지원해줘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생 아들, 딸이 용돈을 달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학생 아들, 딸이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했길래 부모가 이런 글까지 올렸을까 싶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올해 각각 22살, 20살이 된 아들과 딸이 있는 어머니 A씨. 그는 먼저 "우리 집은 아이들 용돈을 안 준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자식들이 고등학생일 때는 한 달 용돈 5만원씩 줬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주지 않는다. 


A씨의 집은 부유한 편이다. 집에는 냉장고가 두 대가 있으며, 항상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 있다. 요리 솜씨 좋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주 3회 오셔서 요리해준다.


이뿐만 아니다. A씨 부부는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물건은 무조건 다 사준다.


인사이트몽클레르


남들은 하나 장만하기도 어려운 고가패딩인 '몽클레르'부터 뉴발란스, 노스페이스, 데상트 등 가격이 만만찮은 패딩만 해도 한 사람당 4개씩 있다고 한다.


학비 역시 다 내줬다. 대학 입학을 앞둔 딸은 70만원어치 옷도 모두 새로 사줬고 명품백까지 두 개나 줬다. 화장품도 물론 초고가 제품을 사줬다.


하지만 이렇게 자식들을 팍팍 지원해주는 A씨가 절대로 주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용돈'이다.


아이들의 모든 생필품, 사치품을 제공해주면서도 술값 등으로 쓰이는 용돈만큼은 각자 알아서 벌어 쓰라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아들은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서 편의점 알바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카트' 스틸컷


사용하는 제품은 초고가에다가 부족함이 전혀 없는데 '돈'은 부족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경제 관념을 제대로 잡지 못한 듯하다. 


승용차는 정말 필요하지 않으니 나중에 사주겠다는 A씨의 말에도 아들은 무리해서 전액 할부로 K3 차량을 구매했다.


아들은 얼마 되지 않는 알바비를 차량 할부 갚는 데 다 쓰고 허덕이는 중이다. 결국 아이들은 용돈으로 한 달 30만원씩만 달라고 난리를 피웠다. 


그러나 A씨는 딱 잘라 거절했다. 대신 A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단기알바라를 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이미 어긋나가기 시작한 딸은 싫다고 질색을 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집안일을 하면 500원~1000원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티끌 모아 티끌이라고 생각했는지 친구들은 용돈 받는다며 야단법석이라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보다 못한 A씨 남편이 중고사이트에 안 쓰는 물건이라도 팔아서 용돈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그것도 하지 않는다.


A씨 남편은 결국 불같이 화를 내고 아이들과 냉전 중이라고 한다.


A씨는 누리꾼들에게 "용돈을 줘야 하는 건가요?"라며 "만약 용돈을 주게 된다면 필요한 물건들은 다 안 사줄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엇갈렸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먼저 "아이들의 씀씀이가 이미 커진 상황에서 현금이 없다고 경제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반응이 나왔다. 


"돈을 펑펑 쓰는 모습을 보여줘 놓고, 정작 돈을 주지는 않으니 아이들이 엇나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돈은 돈대로 썼는데, 아이들의 불만만 쌓이게 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반면 부모의 원칙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면서 A씨를 옹호하는 반응도 있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주지만, 본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비용은 스스로 해결하라"는 원칙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또한 "아빠가 직접 '사준 물건을 중고로 되팔아서 써라'고 한 점도 현금 마련을 스스로에게 맡긴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2017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1,19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하루 평균 1만3,900원을 사용하고 있었고 가장 큰 지출항목은 '식비'가 94.7%(복수응답)으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 1위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용돈을 벌어 쓰기 위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