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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에 인생 올인하는 이들에게 '경험자'가 해준 현실 조언

해당 글을 쓴 경험자 A씨는 "공무원시험은 준비하기 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시험은 합격, 불합격 딱 둘로 나뉘잖아요. 저는 지금 불합격이니까 0점이죠"


7년째 9급 공무원시험을 보았던 한 공시생이 방송에 나와 했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공무원시험은 '합격', '불합격' 딱 두 가지로만 나뉜다. 그곳에 뛰어든 공시생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수험생활을 위해 인생을 바친다.


이 가운데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글이 공유되고 있다. 공시생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들이 있어 꼭 한 번은 읽어야 한다는 평이다.


공무원시험 경험자인 글쓴이 A씨는 먼저 "공무원시험은 여타 시험과 다르다"는 말로 조심스레 글을 써 내려갔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는 "공무원시험은 뛰어들기 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A씨는 "이 시험은 '합격 못 한다=공무원이 되지 못한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기간만큼 인생의 블랙홀이 된다"고 설명했다.


먼저 그의 말에 따르면 공무원시험 준비 기간 2~3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며 일 년에 한 번뿐인 시험을 붙잡고 있다가는 장수생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불합격이 이어지면서 자존감은 점차 바닥을 치고, 주변 사람들을 점차 피하게 되기도 한다.


몇 번의 불합격 끝에 결국 공무원의 길을 접게 되면 더욱 문제다. 공부 기간 자체로 사기업 면접에서 불리해지고, 특히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면 사기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게다가 공무원시험은 다른 자격시험과는 달리 공부 그 자체로 남는 것도 없다. 


물론 많은 이들이 위와 같은 상황을 알기 때문에 나중에는 '이 공부 말고는 할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붙잡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합격'이 아닌 '탈출'을 목표로 하는 이런 경우에는 '합격'을 목표로 하는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


애초부터 공무원시험을 도피처로 생각하고 왔다면 더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처럼 말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열심히 공부해서 임용됐다면 매일 야근에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는 평범한 하급 공무원의 일상이 반복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때부터는 더이상의 인생 역전도, 드라마도 없는 그저 현실이 된다.


마지막으로 A씨는 "누군가에게는 나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글을 끝맺었다.


이처럼 공시생들을 위해 뼈있는 조언을 남긴 A씨의 합격 여부는 알 수 없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하지만 해당 글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준비하려는, 준비했던 누리꾼 모두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공무원시험 '열풍'은 그 수치로만 봐도 엄청나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 7·9급 공무원 최초 선발 인원은 1971명이었으며 시험에는 12만4259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63대 1로, 이는 2017년 86.2대1의 경쟁률보다는 그나마 낮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