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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 잠수사 “인양작업, 곳곳에 위험”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인양 방식이 인양 작업에 참여하는 잠수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작업자로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때 수색·구조 활동에 참여한 유기주 잠수사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해양수산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인양 방식이 인양 작업에 참여하는 잠수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 달인 지난해 5월 88수중개발 소속으로 현장에 투입됐으며 수색구조 팀장을 맡는 등 6개월여간 활동한 바 있다.

 

앞서 해수부 기술검토TF는 세월호 인양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리며 "(세월호가) 누운 모양 그대로 우측면에 인양점 93개를 와이어로 연결해 3m 들어올려 동거차도쪽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옮기고 플로팅 독 위에 올리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발표했다.

 

기술검토TF는 다만 이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위험성이 적다는 의미일 뿐, 인양업체 선정 및 작업 설계 과정에서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F가 발표한 이 방식에 대해 유씨는 "와이어의 굵기가 보통 40∼50㎜, 굵은 것은 90㎜에 달한다"며 "주변에 큰 선박이 지나가는 등 높은 파도가 치면 와이어가 흔들리게 되고 여기에 잠수사가 맞으면 골절되거나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양에 쓰일 1만t급 해상크레인은 몸체가 회전하지 못하는 고정식이어서 물속으로 내린 와이어를 조정해 인양점에 연결하려면 잠수사 3∼4명이 달라붙어 몸으로 밀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또 인양 완료까지 3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간은 물속 시야가 좋은 9∼10월 두 달"이라며 "날씨가 안 좋아 해상크레인이 피항하려 하면 와이어를 풀었다가 다시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 병풍도 인근 맹골수도의 유속은 "4∼6 노트(약 시속 7∼11㎞)"라면서 "평균 4노트로는 봐야 하는데 기술검토 TF 안은 2노트(약 시속 4㎞)로 계산한 것이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숙련된 잠수사를 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유씨는 지적했다. 앞서 기술검토 TF에 참여한 영국계 컨설팅 업체 TMC 관계자는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어 인양점 90여개를 만드는 데 100명 이내의 잠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씨는 "물속에서 발파, 천공작업을 해본 사람들이 투입돼야 하는데 전국에 약 40∼50명 정도"라며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고 (인양이 계획보다 지연되면) 좋은 소리 듣기 어려워 오기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인양 과정에서의 세월호 손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는 증거자료다. 훼손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세월호 같은) 여객선의 선체 두께는 약 1.5㎝밖에 되지 않는데 구멍을 뚫어 와이어를 연결한 뒤 잡아당기면 찢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화물이 한쪽에 몰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분에는 인양점을 더 뚫을 수밖에 없는데 거기도 선체 두께가 얇기는 마찬가지"라며 "다른 때는 러그(고리)를 용접해 붙였고 선체 두께가 두꺼운 천안함도 쇠사슬로 감싸 들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와이어가 끊어져 선체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3m 정도만 들어 올린다고 해도 무게가 약 1만2천t정도로 추정되는 세월호는 그 높이에서 떨어져도 훼손될 수 있다"며 인양 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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