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1일(토)

군면제 대상자 징병검사 실수로 해병 근무…‘국가배상’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대구지법 제19민사단독 성기준 판사는 해병대에서 만기 제대한 A씨와 그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측에 4천6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업체에 근무하던 A씨는 2010년 2월 징병검사를 받고 신체등급 1급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정받았다.

 

좌측 팔꿈치 부분을 돌릴 수 없는 영구장애가 있었지만, 해당 병무청은 징병검사 과정에서 이를 그냥 지나쳤다.

 

그는 신체검사를 받은 뒤 2개월 만에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병역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제2국민역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신체 조건이었지만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군 복무 과정에서 터졌다. 해병대 생활 중 좌측 팔꿈치에 극심한 통증이 자주 나타나 국군수도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병원 측은 A씨의 팔 상태가 신체등급 5급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A씨는 5급 진단 이듬해 만기 제대한 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징병 담당 의사 등의 과실이 없었다면 하지 않아도 되는 군 복무를 한 점이 인정되므로 국가는 원고와 원고 가족에게 군 복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국가는 수검자가 강제처분인 병역을 감당할 신체적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군 복무자가 자신의 신체 이상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점 등을 고려해 국가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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