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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접대' 감사 결과 "허진수 회장에게 보고했냐"는 질문에 GS칼텍스 홍보실 공식 입장

GS칼텍스 측은 자체감사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있었다.

인사이트(좌)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 GS칼텍스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GS칼텍스 임직원들이 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러시아 지역 판권을 넘기라고 강요한 것도 모자라 '룸살롱 접대'까지 요구했다는 주장이 지난 5월 제기됐다.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한 중소기업 직원의 호소문은 삽시간에 확산됐고,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눈치만 보던 GS칼텍스는 결국 여론에 떠밀려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 벌써 5개월가량 흘렀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GS칼텍스가 갑질 의혹에 거론된 임직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지 벌써 '오랜 시간'이 흐른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감사 결과가 나왔고, 과연 엄중한 조치가 이뤄졌을까.


이에 대해 GS칼텍스 측은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있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영세한 중소기업 울린 GS칼텍스 판권 강탈부터 '룸살롱 접대'까지 요구했나?


지난 5월 중순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중소기업 A사 직원의 호소문이 'GS칼텍스 갑질' 논란의 발단이 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08년 GS칼텍스 러시아 지역 윤활유 판매 대리점 계약으로 GS칼텍스와 인연을 맺었다.


GS칼텍스와 손을 잡게 된 A사는 불모지로 불리는 러시아 윤활유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A사가 8년여간 수백 번 비행기를 타며 공을 들인 결과는 괄목할 만한 성과로 나타났다. 2010년 1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 실적은 2015년 700여만 달러로 뛰었다.


2015년에는 러시아 지역의 'PRADA' 업체 바이어와 연간 수출계약에 성공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매년 385개의 콘테이너를 계약하는 조건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148억원에 달했다.


인사이트자료 사진 / sina.com


A사 직원은 이 과정에서 GS칼텍스가 무리한 투자 압박, 밀어내기, 강제적인 모스크바 시장 직판 요구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GS칼텍스 직원이 A사 측에 "그냥 뺏기는 것보단 지금 제시해서 보상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PRADA' 계약 판권을 넘기라고 압박했다고 A사 직원은 주장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판권을 넘겼지만 3년이 다 돼가도록 보상금 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부도위기에 처했다는 게 A사 직원의 주장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A사 직원은 GS칼텍스의 담당 및 임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술 접대 및 텐프로 룸살롱 등에서 향응접대를 해야만했다고 호소했다.


강남 텐프로, 고급 룸살롱 등에서 상습적인 '접대'가 이뤄졌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GS칼텍스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조치 취하겠다"윤리 경영 어디에?…논란 사그라들자 감사 결과는 '모르쇠' 


해당 주장이 단순 확산에 그치지 않고 언론에까지 보도까지 되자 GS칼텍스 측은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GS칼텍스 측의 태도는 당시와는 사뭇 다른 듯했다.


인사이트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GS칼텍스 홍보실 박 모 부장과 오 모 차장에게 '윤리경영'을 선언한 GS칼텍스가 향응 접대에 가담한 임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는지, 그리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후속 취재를 진행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그리고 감사를 진행했다면 임직원의 '개인적인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익명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공익을 위해서' 갑질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게 합리적인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허진수 GS칼텍스 회장 / 뉴스1


이와 관련해 GS칼텍스의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해당 업체와의 문제는 상호 간 관점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서로 만나 이견을 좁히고 합의를 완료했다."


"또한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공정한 조사가 이뤄졌고, 회사 사규에 따라 조치가 취해졌다."


인사이트허진수 GS칼텍스 회장 / 사진 제공 = GS칼텍스


계속되는 취재에도 한결같은 "말할 수 없다" 입장 고수


어떠한 질의를 해도 GS칼텍스의 입장은 한결 같았다.


인사이트 편집국은 공식 메일을 통해 추가로 GS칼텍스 측에 구체적인 감사 일정, 조치 결과 등을 문의했다.


나아가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친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물론 내부 임직원 들도 해당 감사 결과를 알고 있냐고 추가로 질의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러나 GS칼텍스 홍보실은 긍정은 물론 부정도 하지 않았다. 기자가 14개에 달하는 질의 사항을 전달했으나 서면으로 돌아온 답변은 고작 6줄에 불과했다.


답변은 이전과 동일했다. '조치를 취했으나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게 골자였다.


인사이트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 사진 제공 = GS칼텍스




정당하게 팩트만 묻는 기자에게 '녹취' 운운한 GS칼텍스 홍보실 


이틀간 GS칼텍스에 취재를 진행하면서 웃지 못할 황당한 '해프닝'도 벌어졌다.


GS칼텍스 박 모 부장은 기자와의 통화 중 돌연 "녹취를 하고 있다"며 "추측성 내용을 적었을 때는 저희 역시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도 취재를 진행할 경우 법률적인 문제에 대비해 반드시 '녹취'를 하고 자문 변호사 등과 논의하고 있다. 


특히 언론 윤리와 공익을 위반했을 경우 인사이트 차원에서도 자체 징계는 물론 법률적인 책임까지 반드시 지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녹취'까지 거론하던 박 모 부장은 인사이트의 거듭된 통화 요청에도 본인이 아닌 오 모 차장을 통해 임직원 처분 사항은 개인의 인사사항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대신 전해왔다.


통상적인 기업이라면 회사에서 물의를 일으킨 임직원에 대해 '감봉', '정직', '해고' 등의 강력한 인사조치를 내리고, 이를 언론 등에 알리는 게 상식이다.


특히 기업들은 자체 감사실을 통해 '비리'와 '갑질'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널리 알려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게 글로벌 표준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GS칼텍스는 그런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연매출 30조 3,184억의 매출을 올리는 GS칼텍스 홍보실에서 언론에 내놓는 공식 입장으로는 과연 적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