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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네 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떠난 27살 미얀마 불법체류자

법무부 단속을 피하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진 17살 불법체류자 청년이 한국인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가 부상을 입고 숨진 27살 불법체류자가 한국인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다.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미얀마에서 온 27살 청년 산 소티 씨의 이같은 사연을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인 이주 건설 노동자 소티 씨는 5년 전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소티 씨는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번 돈을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보냈다. 고향 마을 사람들을 위해 우물도 파줬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실제 소티 씨의 한국인 동료는 "굉장히 성실하다"며 "잘 웃고 일도 열심히 하고 나쁜 말 할 줄도 모르고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먹는다"라고 소티 씨의 평소 언행에 관해 매체에 전했다.


그런 소티 씨가 불법체류자가 된 건 불과 6개월 전. 비자 연장이 되지 않으면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이후 사건은 지난달 22일 발생했다.


이날 경기도 김포의 한 공사현장 식당에 법무부 단속반원들이 들이닥쳤다. 단속팀은 식당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불법체류자 체포에 나섰다.


당시 단속 현장은 공포 그 자체였다고 전해진다. 한국인 노동자들에게까지 폭력적이었고 마구잡이 단속이었다는 주장이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현장에 있었던 한 한국인 노동자는 "내국인·외국인 관계없이, 무조건 막 수갑을 채우려 들고 완전 난장판이 됐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소티 씨는 창문으로 달려가 뛰어내렸다. 창문 너머는 8m 낭떠러지였고, 중태에 빠졌던 소티 씨는 결국 지난 8일 숨을 거뒀다.


조문객도, 흔한 화환도 없는 초라한 빈소에서 27살 소티 씨의 장례는 그렇게 치러졌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딱 1년만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던 소티 씨. 그는 그 약속 대신 한국인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다. 


Naver TV 'M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