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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매일 조수석에 아내를 태우고 일을 나서는 가슴뭉클한 사연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매를 앓는 아내를 조수석에 태운 택시 기사를 봤다는 한 누리꾼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천 기자 = 흰 머리가 지긋한 택시기사는 조수석에 아내를 앉힌 채 운전대를 잡는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난해 1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시를 탔는데 조수석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이날 누리꾼 A씨는 '빈 차'라고 표시된 택시를 잡았다. 문을 열고 탑승하려 보니 조수석엔 이미 손님이 타고 있었다.


'빈 차가 아니었구나' 생각하고 내리려던 찰나, 택시기사는 괜찮다며 A씨를 붙잡았다.


그는 조수석에 앉은 이를 자신의 가족이라 소개했다. 얼떨결에 택시 뒷좌석에 탑승한 A씨는 조수석 의자에 걸린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안내문에는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알츠하이머(치매)를 앓고 있는 제 아내입니다.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인지 능력이 저하돼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치매 환자. 기사는 치매 앓는 아내가 걱정됐는지 곁에 둔 채 함께 시내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A씨는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기사 부부의 일상을 자연스레 듣기도 했다.


"집에 빨래를 널고 나올 걸 그랬다"고 말하는 남편과 "할 줄 몰라", "싫어"라고 말하며 아이처럼 떼쓰는 아내.


치매에 걸린 아내는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지만 아내에 대한 남편의 사랑은 여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기사는 아프기 전 아내를 대하듯 손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평범한 고민을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A씨는 금방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게 됐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노부부의 금슬을 보니 괜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해당 이야기는 각종 SNS 퍼지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가슴이 뭉클하다", "치매는 정말 무서운 병이다", "두 분이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오늘(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한 추억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만드는 치매.


치매로 인해 마음고생 하는 주변인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보자. 분명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