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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만나는 김동연 부총리의 뻔한 '거짓말'

문재인 정부의 경제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와 '고용'을 요청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입력 2018.08.01 18:38

인사이트(좌) 김동연 부총리. (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문재인 정부의 경제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와 '고용'을 요청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1일 김동연 부총리는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에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일부 언론은 삼성에 투자 SOS 요청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재계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가 이달 초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사실상 '대규모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사이트1일 김동연 부총리가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경제 수장이 국내 대기업의 총수를 직접 찾아가 독대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기업이 나서서 투자를 좀 해달라'는 암묵적인 요청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최근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급제동이 걸리며 지지율까지 하락하는 등 경제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국내 1등 대기업 삼성전자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경제 부총리가 직접 만난다고 하면 그 '배경'과 '속내'는 누가봐도 뻔한 것이다.


솔직히 한 나라의 경제를 책임지는 경제 수장이 대기업 오너를 만나서 투자와 고용을 촉진해 달라고 당부하는 게 그렇게 '흠'이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인사이트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6월 8일 경기 하남시 신세계 스타필드를 방문, 스타필드 내 중소기업 스페이스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그런데 김 부총리는 언론 보도와 여론을 너무 예민하게 의식한 듯 기자들에게 "삼성에 투자를 요청하는 SOS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 것이다.


실제로 김 부총리는 "지금까지 간 대기업 중 어디에도 투자금을 요청한 적 없다"며 "모두 정부 메시지를 전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삼성 측과 만나 혁신성장의 파트너로서 정부의 메시지를 전하고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가 어떤 생태계 조성을 지원해줄 수 있을지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기업인의 애로를 청취하겠다'는 김 부총리의 말은 그럴듯 한 '수사(修辭)'일 뿐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대기업 총수는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 경제는 지금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글로벌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다.


게다가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국내 기업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고, 일부는 이미 추월해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서 경제 부총리가 기업인을 만나서 투자를 당부한다고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 부총리의 지나친 '결벽증'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솔직한 자세와는 맞지 않다고 본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사진 제공 = 청와대


오죽했으면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초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서 "삼성이 한국에서도 투자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직접 말하지 않았던가.


김 부총리가 이제 곧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때 겉으로 아름답기만 한 말의 향연과 수사 보다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 방안을 이야기했으면 한다.


경제 관료들은 겉으로만 "기업가들에게 투자와 고용을 압박하지 않는다"고 속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말고 좀더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게 기업인들 입장에서도 '속'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