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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 지인 “김씨, 평소 자신을 독립운동가로 비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의 지인은 그가 평소 자신을 ‘독립운동가’로 비유했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의 지인은 그가 평소 자신을 '독립운동가'로 비유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06년 독도로 본적을 옮길 당시 함께 했다는 독도향우회 박남근 수석부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평소 자신에 대해 국가의 이익을 위해 투신하는 독립운동가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부회장은 또 "김 대표와는 독도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만났는데 미국에 대한 불만을 자주 토로했다"면서 "그는 지금 남북관계가 진전이 안 되는 이유가 주변 4강이 원치 않아서인데 그중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회장에 따르면 김 대표는 '미국이 겉으로는 남북관계가 좋아지길 바라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에 무기를 팔아야 해서 통일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부회장은 "시민 활동가들 사이에서 김 대표는 남북관계 문제에서 미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활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점에도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수석부회장은 "김 대표가 '내 생활을 내려놓고 시민운동에 몸을 바쳤는데 아무도 몰라준다'며 '언론에는 정치나 명예를 좇는 사람만 나오고 나처럼 순수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관심을 못 받는다'고 섭섭함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10년 7월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일본 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 2개를 던졌을 때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을 오히려 기분 좋아하면서 '처벌을 받았지만 독립운동을 하듯이 국가를 위해 일한 것인 만큼 떳떳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이들은 지난달 22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다케시마의 날 규탄' 집회에서 마지막으로 봤는데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미국 대사 피습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1990년대까지는 전통예술과 민족문화 복원에 힘쓰는 '우리얼 지킴이'로 언론의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었다. 

 

1985년 김 대표가 운영하던 문화 단체 '우리마당'에서 6개월 동안 한국 미술사 강좌를 맡으며 그를 만났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왜 저 사람이 지금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유 전 청장은 "김 대표는 당시 민족문화와 민중문화에 관심이 컸고 특히 만석중놀이(전통 그림자놀이) 복원에 열심이었던 문화 운동가였다"면서 "30살도 안 된 나이에 당시에는 국내에 개념이 없었던 문화 대안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특하고 기발했다"고 떠올렸다.

 

또 "돌발적인 면은 있었지만 순수했고 운동권은 아니었다"면서 "강좌가 끝나고 따로 교류가 없다가 언젠가 갑자기 찾아와 사무실 임대료를 못 낸다고 해서 후원금을 내준 적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청장의 말대로 김 대표는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사무실 겸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 서울 서대문구 창전동 다세대주택의 건물주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10년 넘게 세들어 살았는데 최근 4∼5달 가까이 집세가 밀린 상태"라면서 "김씨가 기초생활수급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층 식료품 가게 사장 이모(50)씨는 "김 대표는 주민센터에서 쌀 지원을 받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달에 한 번 계란 한 판을 사러 왔는데 올 때마다 지갑도 없이 5천원짜리 한 장만 들고 왔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이웃 주민은 "김 대표가 검거 당시 입고 있던 개량 한복은 최근 몇 년 동안 동절기만 되면 입었던 옷"이라면서 "하절기와 동절기 각각 한 벌씩 같은 옷을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주인은 "김 대표를 3∼4년 동안 보면서 가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도 했지만 한 번도 계산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최근 2∼3일 사이에는 동네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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