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던 날 축축한 상자에서 구조한 냥이가 고맙다며 눈인사해줬어요"
축축하게 젖은 종이상자 안에서 발견된 고양이 가족은 모두 무사하게 따뜻한 보호소로 옮겨졌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태어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아기 고양이 가족이 비 오는 날 상자 안에서 온몸이 흠뻑 젖은 채 발견됐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로건(Logan)에서 길거리에서 구조된 엄마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 3마리가 동물보호소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었다고 전했다.
집중 호우가 쏟아지던 날 운전 중이던 여성 로빈 킬고어(Robin Kilgore)는 땅에 놓여있는 골판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젖어있는 상자에 다가가 열어본 로빈은 추위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엄마 고양이 한 마리와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발견하고선 깜짝 놀랐다.
텅 빈 길거리에 놓여있던 상자 속 아기고양이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눈을 겨우뜬 채 로빈을 바라봤다.
비에 젖은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가 걱정됐던 로빈은 곧바로 근처 동물보호소에 전화를 걸었다. 이후 고양이를 발견했단 사실을 알린 후 상자를 통째로 들어 차에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축축하게 젖은 상자는 로빈의 손길이 닿자마자 부서지고 말았다. 고양이 가족들은 이미 온몸이 흠뻑 젖어있었다.
차 트렁크에 있던 수건으로 급하게 고양이 몸을 감싼 뒤 한 마리씩 차례대로 차로 옮긴 로빈은 미리 전화를 걸어둔 동물 보호소로 찾아갔다.
곧바로 고양이들의 건강을 진찰한 동물 보호소 수의사는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난 지 겨우 3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물 보호소 센터 회장 셀레나 마컴(Selena Marcum)은 만약 비 오는 날 상자 안에 더 갇혀있었다면 아기 고양이들은 습한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로빈에게 발견된 게 큰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비가 오는 동안 고양이 가족이 얼마나 오랫동안 바깥에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다행히도 건강에 큰 영향은 없었다.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에 다행히 기력을 차린 새끼 고양이들은 이후 구조해준 여성 로빈과 보호소 직원에게 눈인사를 하는 등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현재 보호소에서는 어미 고양이에게 집시(Gypsie)라는 이름과 아기 고양이들에겐 차례대로 체다르(Cheddar), 벨비타(Velveeta), 판다(Panda)라고 지어주며 따뜻하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마컴은 아기 고양이들이 어미 젖을 뗄 때쯤 천천히 입양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변보경 기자 boky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