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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위해 가족과 떨어져 밀양까지와서 진료하다 화재로 사망한 의사

가족과 떨어져 홀로 밀양에서 지내며 환자를 돌보던 한 의사가 최후의 순간까지 환자를 돌보다 화재로 사망했다.

인사이트'밀양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 연합뉴스 


[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진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낼 정도로 환자만을 생각하던 한 의사가 밀양 화재 참사로 숨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9일 새한솔병원 지하 1층에는 밀양 화재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유일한 의사 민현식(59) 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앞서 지난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큰불이나 의료진과 환자 등 39명이 사망하고 19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참사 당시 민씨는 세종병원에서 당직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부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민씨는 5층짜리 병원 각 층을 오르내리며 화재를 알리고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민씨는 결국 1층 응급실 주변에서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말았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화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던 민씨. 사실 민씨는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아내, 두 아들과 떨어져 홀로 밀양에 머무르며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시간을 내 가족들을 만나러 일산으로 향하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바쁜 진료 일정으로 인해 3개월 전 가족을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형외과 의사가 턱없이 부족했던 밀양에서 민씨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였다.


실제로 민씨는 참사가 발생한 세종병원 소속의 의사가 아닌 밀양 행복한병원 소속의 의사였다. 세종병원에 정형외과 의사가 없어 민씨는 매주 목요일마다 당직 의사로 일을 해왔다.


민씨의 입관을 마친 장남은 "저희는 일산에서 왔고 먼저 오시고 다른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 먼저 치르는 게 맞다"며 비교적 늦게 민씨의 빈소가 마련된 이유에 대해 전했다.


다른 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했던 민씨의 정신이 아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진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밀양 행복한병원 김진국 원장은 민씨에 대해 "원칙주의자여서 평소 책임감이 강했다"며 "밀양 화재 당시에도 의료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소화기를 놓지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민씨의 의사자 지정을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되며 많은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띠동갑 남편과 14살 장애 아들 남겨놓고…아내와 엄마가 떠났다경남 밀양시 희윤요양병원 장례식장에서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이희정 씨 발인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밀양 화재 현장서 환자 구하다 숨진 故 김점자 간호사'환자와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사명감을 갖고 있던 '백의의 천사'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