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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관중 함성이 너무 커 이란과 비겼다는 대표팀 주장 김영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6만3천명 팬들의 응원 소리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6만3천명 팬들의 응원 소리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김영권은 대표팀 주장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중앙 수비수로서 수비진 조율 역할을 맡았는데, 실수를 남발해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런데 김영권은 경기가 끝난 후 경기 결과를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영권은 "솔직히 결과가 너무 아쉽다. 이길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고 상대 선수 1명이 퇴장 당하면서 수적 우위도 잡았다, 하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훈련을 하면서 세부적인 전술들을 맞춘 게 있었는데 경기장 함성이 워낙 커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연습한 걸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며 "우즈베키스탄 전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눈빛만 봐도 그 뜻을 알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를 비롯한 6만여 팬들로 빨갛게 물들여졌다.


이들은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 내내 목청이 터져라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주장인 김영권의 실언으로 인해 응원전의 의미가 퇴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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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함성 소리 때문에 선수들 간의 소통이 힘들었다는 김영권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왜냐면 전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됐던 2002 한일 월드컵과 부부젤라가 활개를 쳤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팬들의 함성 소리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기 때문.


하지만 김영권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겨우 무승부를 거뒀으면서 경기 결과를 팬들의 탓으로 돌리는 실언을 했다. 이는 역대 대표팀 주장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며, 그의 자질에 의심이 가는 발언이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같은 경기를 뛴 다른 선수들의 발언과 비교해보면 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뛴 구자철은 "선수들 대부분이 2002 월드컵을 보며 꿈을 키웠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경기장이 다시 붉게 물든 것을 봤다"며 "경기 중 힘이 들 때 팬들의 함성은 선수들에게 힘을 준다. 그런 면에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께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고작 6분 뛴 이동국도 "출전 시간을 떠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다시 설 수 있어 가슴이 벅찼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정말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구자철과 이동국은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김영권은 경기 결과를 잔디 탓도 아닌 팬들 탓으로 돌리는 예의가 없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와 관련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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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영권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김영권은 1일 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 말을 잘못했다"라며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하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도 "김영권이 말실수를 한 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매우 괴로워했다"라며 "홈팬들의 응원을 깎아내리거나 훼손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기장 안에서 수비수들 간의 소통을 못 한 것에 대해 자책하다가 말실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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