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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평화유지군'에게 매일 성폭행 당했던 10대 청소년들

아이티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이 현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인사이트revolutionarycommunist


[인사이트] 박송이 기자 = "그 때 전 가슴도 자라지 않았을 만큼 어렸어요"     


지난 12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아이티에 주둔했던 유엔 평화유지군이 현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04~2016년까지 150건의 성착취 사건이 발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천건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유엔의 내부 조사와 자체 탐사 결과를 통해서 드러났는데 자체 조사단은 피해자 9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한 후 충격적인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 


'1번 피해자(Victim No.1)'이라고 불리는 소녀는 12세부터 15세까지 3년 동안 75센트를 받고 50명의 평화 유지군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녀인 '4번 피해자'는 돈과 과자 등을 주는 대가로 병사들과 성관계를 맺어 왔으며 '16번 피해자'는 지휘관에 속하는 높은 계급의 군인과 성관계를 맺었고 그가 자신에게 아내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소년으로 밝혀진 '8번 피해자'는 스리랑카 평화 유지군 20명이상이 군사트럭에서 구강성교와 항문성교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9번 피해자 역시 소년이었는데 이 소년은 15살부터 스리랑카 평화 유지군을 하루 평균 4명씩 상대했고 이렇게 100명이 넘는 군인과 3년 동안 성관계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살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티 사람들은 하루 2.5달러(한화 약 2800원)도 못 버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자닐라 진(Janila Jean)이라고 밝힌 소녀는 3년 전인 16세에 브라질 출신 유엔 평화유지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했다. 당시 남성은 그녀에게 땅콩버터를 바른 빵을 주겠다며 꼬드긴 뒤 몹쓸 짓을 저질렀다면서 "언젠가 내 딸을 목 졸라 죽이는 상상을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가해자들은 방글라데시, 브라질, 요르단,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우루과이, 스리랑카에서 파견온 유엔 평화유지군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처벌받지 않았으며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 역시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12년 동안 수집된 유엔 데이터는 불완전하며 수백건의 사례가 정보공개 거부를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리랑카 군 관계자는 6개월 동안 답변을 거부하다가 1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알렸다. 그 기간 아이티에는 900명이 넘는 평화 유지군들이 6개월간 머물러 있었다.


지난 3월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 유지군과 다른 활동가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10년 전에도 비슷한 보고서를 위임 받았고 대부분의 조치는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범죄를 저지른 평화유지군들의 처벌 또한 쉽지 않다. 이들은 자국에서 파견하며 유엔은 이들에 대한 사법권이 없어서 파견국에 처벌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성폭행 피해자인 멜리다 조셉(Melida Joseph)은 "유엔이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그들이 가져온 것은 파멸"이라며 강하게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