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김밥 한 줄을 사 먹으려면 이제 거의 4000원을 내야 한다. 치솟는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에 전국 분식점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한때 '서민 간식'으로 불렸던 김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6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3623원에서 6.8% 오른 수치다.
지난해 12월 3723원이었던 김밥 가격은 올해 1월 3800원을 넘어선 뒤 6월 3838원, 7월 3869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재료비 급등이다. 올해 2분기 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2% 뛰었다.
감자 11.1%, 파 10.0%, 간장 9.3%, 달걀 9.0%도 일제히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마른김 10장당 평균 소매가격도 2021년 899원에서 올해 1422원으로 58.2%나 급등했다.
인건비 부담도 분식점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320원으로 지난해보다 2.9% 올랐고, 내년에는 1만700원으로 또다시 인상된다.
김밥은 밥을 짓고 다양한 재료를 손질한 뒤 직접 말아야 하는 노동집약적 메뉴다. 재료비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가격을 무턱대고 올리기는 어렵다. 4000원에 가까운 김밥은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이 된 상황이다.
편의점이나 구내식당 등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늘어난 것도 분식점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4만7863명이다. 2023년 11월 5만4088명이었던 분식점 사업자는 같은 해 12월부터 31개월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9월에는 5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김밥 프랜차이즈 매장도 줄어드는 추세다. 고봉민김밥인은 2020년 591개였던 매장이 올해 383개로 208개나 감소했다. 김가네 역시 2021년 459개에서 올해 335개로 124개가 줄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가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89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40%인 소득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는 65만7000원으로 6.9% 늘어 전체 소득 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저소득층 가계가 빚에 의존할 가능성이 지는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맞물려서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 빚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