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카메라 앞에서 생강과 레몬, 강황, 흑후추를 꺼내 들었다. 재료를 갈아 물에 섞은 뒤 30㎖ 유리병에 담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찡그린 표정으로 그는 말했다. "여러분도 반드시 이걸 마셔봐야 해요.". 수십만 명의 Z세대가 구독하는 이 인플루언서가 마신 음료는 바로 '샷 주스'다.
최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음료는 천연 재료를 작은 컵에 담아 한 번에 마시며 피로를 해소한다는 새로운 웰빙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샷 주스는 에스프레소 커피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강한 압력과 열로 원두를 짜낸 에스프레소 샷처럼, 주스의 액기스만 소량의 컵에 담아 단숨에 섭취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샷 주스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종류는 웰니스 샷이다. 피로 해소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천연 재료를 혼합해 만든다.
사과 식초나 레몬, 귤 같은 비타민 C 재료를 기본으로 후추, 강황, 생강, 꿀, 올리브 오일을 더한다. 피로할 때는 천연 카페인 재료인 녹차 가루를 첨가하기도 한다.
웰니스 샷은 에스프레소 커피 용량인 30㎖ 전용 유리병에 보관한다. 매일 아침 등교나 출근 전 한 잔씩 마신다.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같은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고 피로를 떨쳐내겠다는 신개념 웰빙 습관이다.
웰니스 샷의 최대 장점은 카페인이 소량만 들어 있거나 아예 없다는 점이다. 두근거림, 간 기능 저하 등 카페인 과다 복용 부작용 없이 피로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늘날 샷 주스는 웰빙 식문화로 인정받지만, 과거에는 잠이 부족한 노동자를 위한 '카페인 부스터'에 가까웠다.
샷 음료의 원조 격인 '5시간 에너지'는 2004년 미국에서 출시됐다. 요구르트병만 한 작은 용량에 카페인이 최대 240㎎ 함유돼, 한 모금으로 커피 두 잔을 마신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카페인 샷 주스는 한때 야근을 자주 하는 프로그래머나 시험을 앞둔 대학생,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트럭 기사가 애용했다. 밤새 즐기는 파티에서 칵테일의 필수 재료로도 쓰였다.
하지만 작은 병 안에 대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보니 카페인 과다 복용과 중독 등 부작용 사례도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 의료 학술 기관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미국의 에너지 음료 인기를 두고 "건강한 사람이 가끔 마시는 건 괜찮아도, 정기적으로 마시면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에너지 드링크는 맛이 좋아 커피처럼 천천히 음미하기보다 일반 음료수처럼 순식간에 마신다. 과다 복용 위험이 더욱 증폭된다"고 경고했다.
기존 에너지 샷 대신 천연 피로 해소제를 농축한 웰니스 샷으로 눈길을 돌린 Z세대는 미국의 과잉 카페인 복용 문화에 대한 반발 심리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