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올리브오일을 한 스푼씩 마시거나, 요리할 때 다른 기름 대신 올리브오일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임상시험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이런 상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헬스조선 보도에 따르면, 올리브오일이 심혈관에 좋다는 인식은 2013년 세계적인 의학저널에 발표된 PREDIMED 연구에서 시작됐다. 심혈관 위험이 높은 744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올리브오일을 많이 사용한 지중해식 식단 그룹이 저지방 식단 그룹보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30%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다. 저지방 식단을 권고받은 대조군이 실제로는 저지방 식단을 거의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5년 후 추적 결과 지방 섭취량이 시작 시점과 별 차이가 없었다. 2018년에는 무작위 배정 절차에 결함이 발견돼 논문이 철회됐다가 재출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올리브오일 그룹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대조군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혈관 질환이 줄어든 진짜 이유는 콜레스테롤 감소가 아니라 올리브오일 속 폴리페놀 성분의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 때문이었다.
올리브오일이 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과거 연구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비교 대상이 버터, 라드, 마가린 같은 포화지방이었다는 것이다.
버터를 섭취하면 간의 콜레스테롤 수용체가 억제돼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인다. 버터를 치우고 올리브오일을 넣자 억제됐던 간의 콜레스테롤 처리 능력이 회복되면서 수치가 개선된 것이다.
60개 임상시험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Mensink 2003)에서는 평소 식단의 탄수화물을 올리브오일로 바꿔도 LDL 콜레스테롤이 거의 그대로였다. 올리브오일의 주성분인 단일불포화지방이 LDL을 낮추는 효과는 사실상 0에 가까웠다.
34개 임상시험, 1730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2023년 연구에서도 올리브오일을 10g씩 더 먹어도 LDL 콜레스테롤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카놀라유와 올리브오일을 직접 비교한 13개 임상시험 분석(Pourrajab 2023)에서는 카놀라유를 먹은 집단이 올리브오일 집단보다 총 콜레스테롤은 평균 8.92 mg/dL, LDL은 6.13 mg/dL 더 낮았다.
2024년 미국심장협회지에 실린 연구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심혈관 위험이 있는 성인들에게 동물성 지방을 뺀 저지방 채식을 제공하면서 두 가지 조건을 비교했다. 저지방 채식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하루 4큰술 추가한 그룹과 올리브오일을 거의 배제한 그룹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저지방 채식만 했을 때 LDL이 잘 관리되던 사람들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4큰술을 추가하자 LDL 콜레스테롤이 평균 15.8 mg/dL 상승했다. 연구진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식단에 갑자기 다량의 기름이 들어오자 간이 이를 운반하기 위해 콜레스테롤 운반 입자를 더 많이 만들어낸 적응 반응으로 해석했다.
호주에서 진행된 OLIVAUS 연구(2023)에서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매일 60mL씩 3주간 먹은 그룹의 LDL이 평균 5.4 mg/dL 상승했다. 유럽식품안전청은 2025년 5월 "올리브오일 폴리페놀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식품 표시 신청을 "근거가 부족하다"며 공식 거부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올리브오일이 나쁜 기름이라는 뜻은 아니다. 요리에서 버터나 라드 같은 포화지방 대신 사용하는 용도로는 여전히 좋은 선택이다. 올리브오일의 폴리페놀은 혈관에 있는 LDL이 산화돼 혈관 벽에 들러붙는 것을 막는 항산화 효과도 있다.
핵심은 올리브오일이 적절히 먹었을 때 몸에 좋은 요리 기름이지, 심혈관 질환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리에 적당히 쓰는 것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겠다며 매일 공복에 따로 마시는 것은 전혀 다른 행위다.
콜레스테롤이 걱정된다면 올리브오일을 더 먹기보다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올리브오일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전체적인 식단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