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라면의 본고장 일본에서 신라면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재팬 법인장 김대하 부사장은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 미디어 브리핑에서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신라면 브랜드의 일본 누적 판매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판매 증가율이 20%를 웃돌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겁다.
약 7조 원 규모인 일본 라면 시장은 전통적으로 쇼유나 미소 등 달고 짠맛이 주류다. 매운 라면 시장 비중은 전체의 6% 수준에 불과하지만 신라면은 이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신라면 툼바는 일본 3대 편의점 전 점포에 입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 부사장은 "신라면 툼바의 누적 판매량이 현재 1000만 개를 넘어섰다"며 한국 라면이 일본 편의점에서 연중 상시판매 계약을 맺은 것은 이례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안착은 고 신춘호 농심 선대 회장의 뚝심 있는 철학이 바탕이 됐다. 법인 초기 현지 바이어들에게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매운맛'이라는 혹평을 받았으나 선대 회장은 "못 먹는 사람에겐 팔지 말라"며 정통 매운맛을 고집했다.
김 부사장은 "신라면만의 발효된 스프 맛은 흉내 낼 수 없는 차별점"이라며 "경쟁자가 늘어 시장이 커지는 것은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강조했다.
농심은 이제 신라면의 뒤를 이을 제2의 파워 브랜드로 '너구리'를 낙점했다. 신라면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귀여운 캐릭터 마케팅을 앞세워 일본 2030 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일본 즉석면 업계 톱6 진입과 매운 라면 시장 점유율 50%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식문화에 스며드는 것이 농심의 비전"이라며 신라면을 필두로 파워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