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4일(화)

하나·우리는 외부 자문 공개...KB금융 양종희 연임 심사는 회추위 중심

KB금융지주가 이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가동을 앞두면서 양종희 회장 연임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21일 취임했고, 임기는 올해 11월 20일까지다. K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어, 이번 절차의 쟁점은 양 회장의 성적표 자체보다 그 성적표를 다시 심사할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작동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있다. KB금융은 2025년 그룹 당기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고, 총주주환원율은 52.4%까지 올라섰다. 자사주 매입·소각 1조4800억원과 현금배당 1조5800억원을 합친 연간 주주환원 규모도 3조600억원에 달했다. 실적과 주주환원만 떼어 놓고 보면 현 체제를 정면으로 흔들 만한 틈은 크지 않다. 그래서 이번 연임 국면에서는 성과의 크기보다, 그 성과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의 설득력이 더 무거운 문제로 떠오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더 민감한 대목은 회추위를 구성하는 이사회 자체다. KB금융 공식 이사회 명단을 보면 현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2023년 이후 처음 선임됐다. 조화준·여정성·김성용 이사는 2023년 3월 24일, 이명활 이사는 2024년 3월 22일, 차은영·김선엽 이사는 2025년 3월 26일 각각 처음 선임됐고, 최재홍 사외이사만 2022년 3월 25일 처음 선임됐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안건에도 최재홍·이명활·조화준·김성용 등 기존 이사회 구성원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들여다 볼 대목은 아니더라도, 양 회장 취임 이전부터 이후까지 단계적으로 재편된 이사회가 다시 양 회장의 연임을 심사하는 그림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절차의 독립성'을 둘러싼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타 지주사와 비교하면 KB의 부담은 더 또렷해진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최고경영자 후보군 탐색 시 필요한 경우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회사 외부로부터의 추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도 최고경영자 후보군 탐색 과정에서 같은 방식의 외부 추천 활용을 열어두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2023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와 2024년 이사회 안건 내역을 통해 대표이사 후보 추천 및 심사를 위한 외부 자문기관 선정 절차까지 공개했다. 


반면 KB는 공개된 규정과 공시만 놓고 보면 사외이사 전원 회추위가 후보 검증과 압축의 중심에 서는 구조가 더 선명하다. 외부 견제 장치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공개된 절차만 놓고 보면 다른 지주사와 달리 '이사회 내부 재신임'에 가깝게 읽힐 여지가 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KB금융지주


금융감독원의 시선도 이미 외형보다 실제 작동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초,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관련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규 정비와 위원회 구성 같은 외형적 개선보다 실제로 제도가 건전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형식적 이행이나 편법 운영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KB금융 회추위가 양 회장의 성과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현직 회장을 다시 심사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