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니필은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탱크가 평화유지군 차량을 두 차례에 걸쳐 충돌시켜 차량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유니필은 또한 이스라엘군이 바야다 지역 평화유지군 초소로 향하는 진입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유니필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평화유지군 차량임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고 사격'을 실시해 차량을 직격했으며, 한 발은 차량에서 하차한 대원으로부터 겨우 1m 거리에 떨어졌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유니필은 이달 초 이스라엘군이 블루라인(이스라엘-레바논 국경선) 주변 5개 초소의 감시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파괴했으며, 본부 출입구 창문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도포해 외부 감시 활동을 방해했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유니필은 이스라엘군이 평화유지군의 감시 임무를 의도적으로 무력화하려는 목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자행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은 유니필의 이번 주장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반박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우리의 작전 목표는 오직 헤즈볼라(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이며 유니필이나 레바논군, 민간인은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스라엘군은 이전에 "민간인 안전을 위해 대피 경고를 발령한 전투 구역에서 유니필이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유니필이 본연의 임무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했으며 헤즈볼라의 군사력 증강을 저지하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달 말 레바논 남부에서 평화유지군 차량 폭발 사건이 발생해 인도네시아 출신 대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은 이 중 2명의 사망 원인이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전차의 포격이었으며, 나머지 1명은 헤즈볼라가 설치한 폭발물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를 직접 방문해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는 여전히 완수해야 할 임무가 남아있으며, 현재 그 과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헤즈볼라를 완전히 무력화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완충지대를 확보함으로써 레바논으로부터의 침입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발효된 당일 레바논 전역 100여 곳을 대규모로 폭격해 3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휴전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 공격 중단을 요구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연일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레바논 현지 통신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을 2곳을 공격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레바논 측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회담의 주제와 논의 범위를 둘러싸고 양측 간 견해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10일 양측이 휴전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중단 논의는 거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