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의 약 90%를 차지하는 '오른손잡이'의 기원이 과학계의 난제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 동물을 통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류의 오른손 편향성이 선천적 유전자가 아닌 후천적 학습과 '우측 선호의 보수성' 때문이라는 새로운 가설이 제시됐다.
지난 12일 큐큐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썬중성 연구원과 심리연구소 왕제쓰 부연구원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행동 실험을 통해 이른바 '우측 편향 후천적 보수 가설'을 내놨다. 연구팀은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쥐들이 평소 먹이를 먹을 때 양발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좁은 구멍을 통해 특정 발만 사용해야 먹이를 얻을 수 있는 특수 제작 케이지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쥐에게 특정 방향의 발만 사용하도록 강제한 결과, 불과 5~7회의 훈련만으로도 쥐의 습성이 고착됐다.
오른발 사용을 강제당한 쥐는 이후 발 사용 제한이 풀린 뒤에도 한 달 넘게 오른발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손잡이 습성이 후천적 훈련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핵심은 습성 교정 과정에서 나타난 '오른손잡이의 완고함'이다. 이미 형성된 쥐의 오른손잡이 습성은 다른 쪽 발을 쓰도록 강제해도 쉽게 바뀌지 않았으나, 왼손잡이 쥐는 상대적으로 쉽게 오른손잡이로 교정됐다.
양발을 번갈아 쓰도록 유도하는 복합 실험에서도 대다수 쥐는 결국 오른발을 선택했다. 이는 인류 사회에서 절대다수가 오른손잡이인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오른손잡이 성향은 태생적인 것이 아니라 생애 초기 단일 손 사용 과정에서 신속하게 형성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른손 선호가 왼손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특성 덕분에 개체 발달 과정에서 우세함이 누적됐고, 여기에 오른손 중심의 사회 환경이 끊임없이 강화되면서 현재의 '오른손잡이 세상'이 만들어졌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