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회당 1억' 인기 배우 대체... AI 배우, 드라마 제작사와 '전속 계약' 체결

중국 드라마 제작사가 AI 배우와 정식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배우라는 직업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펑멘신문을 비롯한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야오커 미디어는 AI 배우 '린시옌'과 '친링웨'와 전속계약을 맺고 이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선보였다. 두 AI 배우는 개별 SNS 계정을 운영하며 실제 배우처럼 작품 홍보와 일상 공유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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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AI 기술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AI 배우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AI가 대중문화 영역에 본격 진출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작사 측면에서는 출연료 절감 효과가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중국 톱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회당 1억원을 넘거나 작품당 수백억원(2500만~1억 위안)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조연이나 단역 배우를 AI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스케줄 조율 문제나 안전사고 위험 없이 촬영 현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제작진에게는 큰 장점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갑다. AI 배우 공개 후 SNS에서는 이들의 얼굴이 유명 배우들의 특징을 조합한 것 같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목소리 역시 인기 성우들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이목구비가 부자연스럽다", "친링웨의 눈썹과 콧대가 특정 배우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정 표현이 어색하다"며 연기의 생동감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눈빛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없어 감정 이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AI인 줄 몰랐다", "실제 배우보다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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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되자 야오커 미디어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높은 제작비 때문에 오랫동안 만들지 못했던 SF나 판타지 장르 작품 제작이 진짜 목표"라고 해명했다.


AI 배우의 외모가 실제 배우들과 닮았다는 지적과 함께 법적 위험도 대두되고 있다. 베이징 잉커 법률사무소 저우추이쿤 수석 파트너는 베이징상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유명인을 닮은 AI 캐릭터는 민사 권리 침해뿐 아니라 부정경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인이 특정 스타를 쉽게 연상할 정도로 외형 식별성이 높으면 초상권 침해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사한 분쟁 사례도 발생했다. 조회수 2300만 회를 기록한 AI 숏폼 드라마 '자오주인'은 원본 사진작가와 모델의 이미지를 무단 사용했다는 논란 끝에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초상권과 저작권이 동시에 침해된 대표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