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 상황에서 경제적·외교적 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BBC 등 외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상황을 활용해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상당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원유 수출은 러시아 경제의 핵심 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러시아에게 이번 유가 급등은 단비 같은 상황이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작년 배럴당 50달러 초반에서 이번 주 100달러를 돌파했다.
러시아 연방 예산은 유가가 배럴당 59달러일 때 재정 균형을 달성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현재의 유가 상승은 러시아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9일 러시아 석유·가스 기업들과 만나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필요로 한다면 명확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역시 원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를 검토하면서 러시아에게 숨통을 터주고 있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부각시켰다.
러시아는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이란에 중동 내 미군 자산 위치 정보를 제공하며 분쟁에 간접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 분쟁의 외교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에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란 전쟁으로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석유 제재까지 해제된다면 러시아의 전쟁 자금 확보가 용이해져 우크라이나에는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엘리나 리바코바 경제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서방과의 하이브리드 갈등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반년간 지속된다면 러시아의 의욕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