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무속인으로 인생이 바뀐 이경실이 명문대에 진학한 자녀의 결혼을 걱정한다고 털어놨다.
지난 12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 프로그램 '특종세상' 730회에는 무속인 전문 배우에서 실제 무속인이 된 이경실의 사연이 공개됐다.
KBS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이경실은 배우 이병헌, 손현주, 김정난과 동기다. 그는 "인상이 강하다보니 무당 역할을 많이 맡았다"며 과거 배우 시절을 돌아봤다.
현재 이경실은 "신 제자로 무당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도에 신내림을 받았고 26년 차가 됐다. 장군 신당이라 남자 신이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실이 무속인이 된 계기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그는 "형제들은 모두 결혼했고 막내인 제가 엄마와 둘이 살았다. 엄마가 제 생일을 챙겨준다고 장을 보고 오시다가 횡단보도에서 버스에 치여 돌아가셨다"고 회상했다.
특히 어머니 장례 과정에서 받은 충격이 컸다. 이경실은 "돌아가신 장소에서 지노귀굿을 하는데 무당분들이 '저 막내 때문에 죽었다', '막내 때문에 엄마가 이렇게 됐다'고 했다"며 "1년간 오피스텔에서 거의 두문불출했다. 밖에서 사는 것 자체가 의미 없고 방송국 생활도 의미 없었다. 몸이 물에 젖은 휴지 같았고 땅바닥에 스며들 것처럼 가라앉았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1년 만에 배우로 복귀했지만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경실은 "대사를 하면 상대방이 먼저 보이고, 대사와 들어오는 공수가 섞여서 NG도 많이 냈다. 제 안에서 갈등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친구가 미국에서 살다가 죽었는데 제 꿈에 나와 계속 밥 달라고 하며 거지처럼 밥을 먹고 있었다. 드디어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연기를 이어갈 수 없어서 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경실의 남편 김선동은 MBC 공채 19기 출신으로 '상도', '야인시대', '허준' 등에 출연한 배우이자 1세대 뮤지컬 배우다.
놀랍게도 김선동 역시 신내림을 받았다. 김선동은 "아내와 거의 한 달 차이로 신을 받았다. 저는 제 일에만 집중하고 모든 걸 아내에게 맡겨서 편한 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내만 고생시키고 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해 이경실은 "20대 때부터 알던 친구였다. 서로 공연하면 가서 보고 얼굴만 알고 무슨 일하는지만 알던 사이였는데, 제가 기도 가고 선동 씨도 같이 기도 가고 신굿을 하면서 어느 날 보니까 저희가 같이 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40대에 첫째 아들을 출산한 후 정식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두 사람 모두 무속인의 길을 걸을 수 없다는 판단에 김선동은 배우로, 이경실은 남편의 몫까지 이어받아 무속인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경실은 연기에 대한 미련으로 10년간 남편의 공연을 보러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미련이 굉장히 많아서 같이 살면서 선동 씨가 연습하러 가거나 공연하러 가면 괜히 질투도 나고 '난 여기서 이러고 있는데 선동 씨는 나가나' 하는 미련도 있고 질투도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문제다. 연세대학교에 진학해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아들을 찾아가 외식을 한 이경실은 "나이가 드니까 아이들 결혼할 때가 걱정된다. 둘이 너무 좋아서 결혼까지 약속했는데 상대방 부모님이 '혹시 네 어머님이 이런 일 하셔서 그것 때문에 좀 그렇다'라고 말해서 혹시라도 마음 상처받을까봐 그 걱정을 한다"고 토로했다.
이경실은 자녀에게 운명이 대물림될까 봐 자녀가 독립하기 전까지는 신당을 집에 들이지 않을 정도로 노심초사했다. 무속인이라는 직업이 자식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늘 전전긍긍하는 이경실은 자녀들의 무탈한 삶을 위해 연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