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 중 유기견에게 입은 경미한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영국 여성이 4개월 후 광견병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3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본 포드(59세)는 2023년 2월 모로코 해변 여행 중 유기견에게 긁히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포드는 상처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 물티슈로 간단히 닦는 것 외에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영국 귀국 후 몇 달이 흐른 뒤, 포드에게는 두통과 구토, 심한 불안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환각 증상과 방향감각 상실 등 신경계 이상 징후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의료진은 복합적이고 특이하지 않은 증상으로 인해 정신질환이나 라임병 등을 의심하며 진단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포드를 담당한 정신과 전문의 알렉산더 번즈 박사는 환자의 남편을 통해 모로코에서 개에게 긁힌 사실을 알게 된 후 광견병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번즈 박사는 법정 증언에서 "해당 질환을 직접 다뤄본 경험은 없었지만, 신경학적 증상들을 종합해 볼 때 광견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셰필드 교육병원 감염병 전문의 캐서린 카트라이트 박사는 법정에서 "영국에서는 1946년 이후 광견병 확진 사례가 26건밖에 없을 정도로 극히 드문 질환"이라면서도 "증상이 한번 시작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견병은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타액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교상이나 찰과상을 통해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으로 감염되지만, 반려견이나 고양이도 바이러스를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대부분 감염된 야생동물과의 접촉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바이러스 노출부터 발병까지의 잠복기는 1주일에서 1년 이상까지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는 1~2개월 후 증상이 나타납니다. 머리 부근에 물릴수록, 상처가 깊을수록 증상 발현이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기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식욕부진, 구토 등 다른 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운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물린 부위의 저린 감각이나 자발적인 경련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후 흥분 상태, 발한, 과도한 침 분비, 물에 대한 공포증이 이어지며, 증상 발현 후에는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이릅니다.
광견병 의심 동물에게 물렸을 때는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적절한 예방 조치 없이 광견병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증상이 시작되면 현재 의학 기술로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광견병 발생 지역 여행 시에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접촉 가능성이 있다면 사전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물에게 물린 경우 즉시 비누로 흐르는 물에 상처를 수 분간 씻어내야 하며, 해당 동물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면 즉시 의료기관에서 면역글로불린과 예방백신을 접종받아야 발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