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1일(수)

젠슨 황이 먼저 초청했다... 단골 '99치킨'에서 확인된 최태원과의 AI 동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美 실리콘밸리의 한 한국식 호프집에서 만찬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해당 호프집은 황 CEO가 평소 자주 단골이라고 자주 언급한 산타클라라의 '99치킨'이었습니다. 파인 다이닝이 아닌 '단골 식당'을 택했다는 점은 두 사람 관계의 밀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지에서 열린 만남은 약 2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논의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핵심 의제는 엔비디아가 하반기 선보일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적용될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 공급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서버용 메모리 모듈 SOCAM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반의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역할은 AI 인프라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AI 가속기의 성능은 연산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HBM의 안정적 공급은 필수 조건입니다. 이번 회동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 공급 계약을 넘어 장기 로드맵을 공유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협력 범위는 메모리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는 분위기입니다. SK그룹은 제조업 기반 AI 클라우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한 산업 현장 전환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GPU와 메모리, 데이터센터 역량이 결합될 경우 양사는 공급자와 고객 관계를 넘어 공동 설계 파트너에 가까운 협력 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사진제공=독자


이날 만찬의 특별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윤정 부사장과 엔비디아 제품 마케팅을 총괄하는 메디슨 황도 동석한 것입니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에 자녀도 동석했다는 점은 두 사람이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AI 기술이 신약 개발과 바이오 데이터 분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협력의 외연이 헬스케어 분야로 넓어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두 최고경영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콘셉트로 제작한 스낵 'HBM칩스'와 자신의 저서 '슈퍼 모멘텀'을 황 CEO에게 전달했습니다. '슈퍼 모멘텀'은 SK하이닉스의 성장 과정과 AI 시대 전략을 담은 책입니다. 황 CEO가 현장에서 'HBM칩스'를 시식하고 책을 펼쳐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실리콘밸리의 한 치킨집에서 열린 만남이었지만, 논의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격식을 내려놓은 장소 선택은 관계의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공간은 소박했지만, 그 자리에서 오간 대화는 AI 시대 핵심 공급망과 직결돼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달 초부터 미국에 머물며 현지 빅테크 기업들과 연쇄 회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과 SK하이닉스 아메리카 회장을 맡아 미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AI 인프라 경쟁이 동시에 전개되는 시점에서 최고경영자의 현장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