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6일(금)

'넘버원' 최우식 "고등학생 연기는 이번이 마지막... 이젠 순수함 표현 어렵다"

최우식과 장혜진이 '기생충' 이후 다시 모자로 만난 영화 '넘버원'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숫자로 보인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그려낸 이 작품은 일상적인 식사 장면을 애틋한 이별 준비로 바꿔 놓으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최우식 / 바이포엠스튜디오


최우식은 이번 작품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밝혔습니다. 그는 "영화 '거인' 이후 10년 만에 자신의 얼굴이 전면에 나선 포스터가 극장에 붙은 것을 보며 묘한 기분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우식은 "그간 훌륭한 선배들 뒤에 숨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제가 가장 앞에 선 주연 배우로 나온다는 점이 부담됩니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김태용 감독과의 재협업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최우식은 "김태용 감독님과는 '거인'으로 생각지 못하게 큰 상을 많이 받아 괜히 또 함께 작품을 했다가 다른 평가를 받지는 않을지 걱정도 됐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나리오에는 모친상을 겪으며 다듬어온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다"며 작품 참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장혜진과의 재회는 최우식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는 "장혜진의 실제 아들과 꼭 닮은 자신의 외모"와 "친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장혜진의 목소리 톤"이 모자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준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최우식은 "'기생충' 때는 여러 배우가 함께하는 앙상블 중심의 작업이어서 장혜진 선배님과 둘이 깊이 소통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은 감정을 주고받았죠"라고 말했습니다.


최우식 / 바이포엠스튜디오


장혜진의 연기에 대한 감탄도 이어졌습니다. 최우식은 "특히 선배님의 표정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릿했습니다"라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모자가 아닌 직장 상사와 후배 관계로도 연기해 보고 싶어요, 제가 상사로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최우식은 자신을 '딸 같은 아들'이라고 표현하며 평소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형과 7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 아들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또래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셔서 혹시 일찍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늘 안고 살았죠"라고 털어놨습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가족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도 했습니다. 최우식은 "어른이 되면서 그 두려움을 잊고 지냈는데 이번 영화를 하며 가족에게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라며 "정작 부모께 자신의 슬픔이나 고민을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도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넘버원'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극 중 고등학생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최우식은 "이번이 마지막 교복 연기가 아닐까 싶다"며 웃었습니다. 그는 학생 특유의 '세상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톤'을 유지하는 일이 점점 쉽지 않지만 '넘버원'의 메시지 덕분에 인간 최우식 역시 한 뼘 더 자랐다고 말했습니다.


최우식은 "설 연휴에 대형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지만 경쟁보다는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관객들이 이번 주엔 이 영화, 다음 주엔 저 영화를 보면서 극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가 이 영화를 통해 성장했듯 보시는 분들도 곁에 있는 사람의 시간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최우식과 장혜진은 비밀을 안고 엄마를 지키려 분투하는 아들과 묵묵히 삶을 일궈내는 엄마를 연기하며 "'넘버원'이 소중한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다정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