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0일(화)

물에 안 녹는 물티슈, 하수관 막아... 세금 1000억 들여 뚫었다

물에 녹지 않는 물티슈가 하수관로를 막아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이 연간 10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물티슈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물티슈 환경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적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티슈의 핵심 성분인 불용성 합성섬유는 변기를 통해 배출될 경우 하수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기름때와 결합해 '팻버그'라는 거대한 오물 덩어리를 형성합니다.


하수 처리장에서 제거되는 전체 협잡물 중 물티슈로 인한 팻버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80∼90%에 달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전체 하수관로 유지 관리비가 연간 2500억 원 규모인 가운데, 물티슈로 인한 긴급 준설 작업과 펌프 고장 수리에만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현재 물티슈는 화장품법상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되어 일회용품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이나 비닐봉지와 같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면서도 적절한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입법조사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통해 물티슈를 '규제 대상 일회용품'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광주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아울러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물티슈를 폐기물처분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시켜 하수도 막힘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폐기물부담금제는 일회용 기저귀처럼 재활용이 곤란하거나 유해물질을 포함한 제품의 제조업체에게 폐기물 처리비용에 상응하는 금액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물티슈 무단 투기로 인한 복구 비용은 전액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은 하수도 요금 인상을 통해 이러한 부담을 해결하고 있어, 결국 물티슈로 인한 환경 피해 비용을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들은 물티슈를 명확한 '환경 규제 대상'으로 분류하고 생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은 물티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된다고 판단해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12월부터 웨일스를 시작으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북아일랜드까지 물티슈 판매 금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독일은 일회용 플라스틱 기금법을 근거로 2023년부터 특정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1kg당 0.061유로의 물티슈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물티슈는 표시·광고 분야에서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현행법상 제조업체가 '천연 펄프', '순면 느낌' 등 친환경적 이미지로 홍보해도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물티슈의 친환경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시험 표준이나 기준, 인증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일부 제조업체들은 '물티슈를 변기에 버려도 무방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기도 합니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화장품법이 제품 안전성과 위생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투명한 환경정보 공개와 검증에 한계가 있다"며 "화장품법에 '그린워싱' 방지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린워싱은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피해를 주면서도 친환경으로 포장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