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을 단순한 수족냉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손 저림이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질환은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환자 수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혈관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레이노 증후군 환자는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병원을 찾은 환자는 1793명으로, 같은 해 9월(1118명)에 비해 60%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반 인구의 약 10%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의료진들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통증이 함께 나타날 경우 조기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방치할 경우 피부 괴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말초 혈관이 추위나 스트레스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갑자기 수축되면서 혈액 공급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혈관이 좁아지고 경직되면서 뚜렷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데, 피부색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란색으로, 다시 붉은색으로 변하는 특징적인 색깔 변화를 보입니다. 이와 함께 차가운 감각과 찌르는 듯한 통증, 저림 증상이 동반됩니다.
이 질환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일차성 레이노 증후군은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며 합병증이 없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이차성 레이노 증후군은 류머티즘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며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관 손상으로 인한 괴사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의 기저 질환이 있고 통증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이차성 레이노 증후군 가능성을 고려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레이노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50·60대 환자가 전체의 45.8%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4.5%로 가장 많았고, 50대 21.3%, 40대 15.8%, 70대 13.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 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레이노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여성 환자 수는 남성 대비 약 1.8배 많았습니다.
강북삼성병원은 여성의 경우 설거지나 빨래 등 가사노동으로 찬물 노출 빈도가 높고, 남성에 비해 말초혈관이 가늘어 혈액순환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레이노 증후군의 치료와 관리에서 핵심은 차가운 환경을 피하는 것입니다. 외출 시에는 장갑과 두꺼운 양말을 착용해 손발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며, 핫팩 사용도 효과적입니다.
흡연은 말초혈관을 강하게 수축시키므로 금연이 필수입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와 심한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증상이 자주 발생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칼슘채널차단제 등 혈관확장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습니다.
정상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레이노 증후군을 방치하면 혈류 차단이 반복돼 피부궤양이 생기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습니다"라며 "심각한 경우 피부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상처가 생기거나 색 변화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교수는 또한 "혈관 수축을 방지하기 위해 장갑·양말·핫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손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