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한 김기현 아내, 특검 재소환... "가방 왜 건넸나" 질문에 '묵묵부답'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를 27일 재차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씨는 27일 오전 9시 30분께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 이 모 씨가 지난 5일 오전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5일에 이어 두 번째 대면 조사였습니다. 취재진이 "김 씨에게 가방을 왜 전달했는가", "여전히 대가성을 부인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이 씨는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특검팀은 이 씨가 2023년 3월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선물한 구체적 경위를 추가로 조사했습니다.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28일 이전에 김 의원과 이 씨를 함께 기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씨는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의원이 당선된 후 그와 공모해 김건희 여사에게 시가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해당 클러치백과 이 씨가 작성한 '감사 편지'를 확보했습니다.


편지에 기록된 날짜를 근거로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이 전달된 시점을 2023년 3월 17일로, 이 씨의 가방 구매일을 하루 전인 3월 16일로 특정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신도 2400여명을 입당시켜 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로 지원한 데 대한 답례로 김 의원 부부가 가방을 선물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초 이 씨만 피의자로 조사받았으나,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 세비 계좌에서 출금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김 의원도 피의자로 입건됐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이 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으며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서도 "예의 차원의 선물"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5일 특검 조사에서 "남편은 선물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하지만 특검팀은 지난 17일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해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이 전달된 2023년 3월 17일 이 씨가 김기현 의원 사무실에 출입한 기록을 확보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를 김 의원이 선물 사실을 인지한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3월 17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날이기도 합니다.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러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찾았으며, 특검팀은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가방과 감사 카드를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로저비비에 의혹은 특검팀이 수사를 종료하기 전 처분하는 마지막 사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80일간의 수사 일정을 마친 특검팀은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공식 활동을 종료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