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홍수 피해 복구에 '멸종위기' 코끼리 동원... 동물보호 논란 확산

인도네시아가 홍수 피해 복구 작업에 코끼리를 동원하면서 동물 보호와 재난 대응 효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홍수로 파괴된 지역의 잔해 제거 작업에 코끼리를 투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수마트라 전역을 강타한 홍수로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북부 지역 일부는 다리 붕괴와 도로 유실로 완전히 고립된 상태입니다.


피해 지역은 진흙과 쓰러진 나무들로 뒤덮여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SCMP


인도네시아 당국은 아체베사르의 사리 코끼리 훈련센터에서 수마트라 코끼리 4마리(미도, 아지스, 아부, 노니)를 현장에 투입해 통나무와 각종 잔해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글리 자연자원보전청 책임자 하디 소피얀은 "이 코끼리들은 재난 이후 복구 작전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04년 아체 지역 쓰나미 당시에도 코끼리들이 희생자 수습과 복구 작업에 동원된 바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극한 재난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측에서는 멸종 위기 동물을 위험한 작업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수마트라 코끼리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며, 올해 기준 야생에 남아 있는 개체 수는 약 1000마리로 추정됩니다.


인도네시아 농업·임업·어업을 감독하는 의회 제4위원회의 다니엘 요한 의원은 "수마트라 코끼리는 보호종"이라며 "재난 현장의 위험한 작업에 투입하는 것은 동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GettyimagesKorea


그는 "이는 동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보전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