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주유소 전광판을 유심히 바라보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새해 달력이 넘어가는 순간, 기름값도 함께 오를 수 있어서입니다.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추가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50원 안팎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22일 지역 주유소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2021년 11월 유류세 한시 인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4년간 18차례 연장해 왔습니다. 통상 기획재정부가 인하 종료 예정 달의 중순에서 말 사이 정책 방향을 밝혀온 점을 고려하면, 최종 결정은 이번 주 중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정부의 판단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류세 인하가 장기화되면서 세수 감소 부담이 누적됐고, 조세 정상화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단계적 축소를 기본 방향으로 삼아 지난 10월 한 차례 인하 폭을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11~12월 휘발유 인하율은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LPG(부탄)는 15%에서 10%로 각각 낮아졌습니다.
문제는 체감 물가입니다. 고환율과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가 종료될 경우, 서민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서민경제 악화를 이유로 인하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한 차례 추가 연장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지역 기름값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11월 말부터는 다소 진정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기준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대전 1724.55원, 세종 1735.36원, 충남 1746.28원이었고, 경유는 대전 1643.97원, 세종 1648.63원, 충남 1655.63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현행 유류세 수준을 고려하면 인하 조치가 종료될 경우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약 50원, LPG는 약 20원가량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주유소 업계에서는 이달 말 이전에 주유를 마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판매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라며 "연말을 앞두고 미리 주유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최종 결정 시점과 시장 반응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