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에서 가로등 기둥에 매달려 있던 코알라 한 마리가 시민의 도움으로 구조되어 안전하게 야생으로 돌아가는 훈훈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브리즈번 남부 코알라 구조대는 지난 15일 공식 SNS를 통해 코알라 '페리'의 구조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번 구조 작업은 한 버스 기사의 따뜻한 배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페리는 가로등 기둥에 매달린 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이를 발견한 버스 기사는 페리가 근처 도로로 떨어질 위험을 우려해 즉시 행동에 나섰습니다. 버스 기사는 자신의 재킷으로 페리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덮어준 후, 버스에 태워 브리즈번 남부 코알라 구조대에 신고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일생의 대부분을 나무에 매달려 살아가는 코알라인 페리는 버스 봉에 매달리자 마치 안심한 듯 편안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이는 코알라의 본능적인 행동 특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구조대는 페리를 인수한 후 야생동물 병원에서 전반적인 건강 검진을 실시했습니다. 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구조대는 15일 세븐 힐스 부시랜드 보호구역에서 페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구조대는 이번 사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중요한 안전 수칙을 당부했습니다.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야생 코알라를 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코알라는 매우 위험한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물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갈비뼈를 잡으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만약 다친 코알라를 발견할 경우,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직접 만지지 말고 가능하다면 안전하게 격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구조대는 설명했습니다.
구조대는 "특히 어두운 곳은 야생 동물에게 좋은 장소"라며 "보통은 수건으로 덮은 세탁 바구니를 추천하지만, 필요하다면 버스도 괜찮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코알라는 2022년 호주 동부 지역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상황입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코알라는 개발을 위한 삼림 벌채부터 치명적인 질병의 확산, 교통사고, 개 공격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호주 코알라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산림 벌채로 인해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호주에 남아 있는 코알라는 6만 마리 미만이거나 그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