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시청에서 13년 전 발생한 성폭력 미수 의혹이 공개되면서 조직 내부의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피해자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무원들이 가해자를 옹호하며 사건 은폐를 시도하는 모습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전 속초시청 공무원 A씨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속초시지부 내부 게시판에 올린 폭로글이었습니다.
현재 타지역으로 전출 간 A씨는 13년 전 상급자였던 B팀장으로부터 성폭행당할 뻔했던 경험을 공개하며 해당 인물의 사무관 승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A씨가 공개한 사건 내용에 따르면, 2012년 당시 상급자였던 B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만나자고 연락해 온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A씨는 "B씨가 대화 중 갑자기 포옹과 입맞춤을 시도했다"며 "당시 결혼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혼 상태였는데, 거부하자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A씨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압박받아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필사적인 저항 끝에 현장을 벗어난 A씨는 조직 내 시선과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으로 문제 제기를 포기하고 타 지역으로 전출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가 최근 폭로를 결심한 계기는 탁구대회에서 B씨와 마주친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으며 인사하는 B씨의 모습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후 그가 사무관 승진 대상자에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폭로 이후 조직 내부에서는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2차 가해가 발생했습니다.
속초시청 노조 게시판에 '적당히 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익명의 글에서 작성자 C씨는 "내용을 보니 당한 것도 아니고 잘 피한 것인데, 피해자도 전출 갔고 언론에 나온 것으로 벌은 충분히 받은 것 같다"라며 사건 축소를 시도했습니다.
C씨는 "동료끼리 적당히 모른 척 넘어가자, 일 키우지 말자"고 주장하며 조직적 은폐를 정당화했습니다.
심지어 "서울은 징계나 직위해제 없이 조용히 처리한다"며 다른 지자체 사례를 들어가며 "속초지부 게시판도 외부접속 차단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2차 가해 글이 공개되자 조직 내부와 시민사회에서 강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제정신인가 의심스럽다"라는 댓글이 달렸고, 네티즌들은 "옹호 글 쓰는 공무원 공개해야 한다", "자기 가족이 당했어도 저런 소리를 할 건가"라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현재 속초시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또한 관련 법령에 따라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B씨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