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세계 배드민턴 무대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 투어 파이널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2대1(21-13, 18-21, 21-10)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경기 초반 흐름은 안세영이 주도했습니다. 1게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져갔지만, 2게임에서는 왕즈이가 실수를 줄이며 반격에 성공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체력 소모가 컸던 3게임에서는 왕즈이의 잦은 범실이 나오며 안세영이 다시 흐름을 잡았고, 침착한 운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경기 막판 안세영이 왼쪽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절뚝거리는 모습이 포착돼 부상 여부에 대한 우려도 남겼습니다.
BWF 월드 투어 파이널은 한 시즌 동안 각 종목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이 출전하는 대회로, 이른바 ‘왕중왕전’으로 불립니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성적도 압도적입니다. 안세영은 시즌 11개 대회 우승으로,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남자 단식에서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습니다. 시즌 전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 시즌 60경기 이상을 치른 남녀 단식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 승률입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1년 린단(중국)의 92.75%(64승 5패)였습니다.
상금 기록에서도 새 역사를 썼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4만달러(약 3억5500만원)를 추가한 안세영은 올 시즌 상금으로 총 100만3175달러(약 14억8500만원)를 벌어들였습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한 첫 사례입니다. 커리어 누적 상금 역시 약 257만달러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