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날,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서는 임차인의 악의적인 트로트 소음 테러가 벌어졌습니다. 졸지에 예식을 망쳐버린 신혼부부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JTBC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교회와 같은 건물 임차인이 소송을 벌이면서 소음 테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교회 예배당에서는 건물 외벽에 당일 예식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그 뒤편에는 붉은 글씨로 쓰인 대자보가 함께 게시되어 있습니다.
'공익 안내문'이라고 적힌 대자보에는 "예식업체와 결탁하여 축의금·현금 받는 '영리 임대', 종교 시설에서는 '불법'입니다", "교회가 예식업체와 제휴하여 목회자 또는 운여앚가 예식 당일 뷔페 손님의 머릿수대로 축의금 중 정한 비율의 현금을 예식업체로부터 수수하고 영리 목적의 임대 대여를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는 법령 위반의 소지가 있다' 등의 글이 적혀있습니다.
교회를 찾은 결혼식 하객은 JTBC에 "기쁜 마음으로 왔는데 어수선하고 전쟁터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예식을 앞둔 교회 내부에서는 트로트 음악이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신부 대기실 앞에서 트로트가 크게 재생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피해를 본 신랑은 "트로트를 크게 틀어 놓고 (대기실에서) 얘기만 나눈다 싶으면 벽을 쿵쿵 쳐 가지고 위협을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인 날에 벌어진 이런 상황들로 인해 행복해야 할 결혼식은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신부는 "드레스 입고 딱 1층에 도착한 건데 막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신랑은 "예식 중간에 (신부를) 계속 붙잡고, 괜찮을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말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음 테러를 벌인 주체는 같은 건물에서 사업을 하던 임차인들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운영했는데 교회 탓에 학원 등록이 말소됐다며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교회가 이를 거부하자 결혼식에 훼방을 놓기 시작한 건데요. 피해를 본 신랑은 "엘리베이터 안에 까나리액젓을 뿌려놔 가지고 오시는 손님들이 다 누가 은행 밟았냐 이게 무슨 냄새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저희가 강제로 그 부분 스피커를 줄인다거나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차인들은 학원을 '국제학교'라고 거짓 홍보하다 등록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교회와 임차인 측이 각각 퇴거와 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어 신혼부부들의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