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집보다 SK·대한항공이 먼저 들어선다... 부천대장 신도시에 2조 4천억 투자

수도권 서부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주거 공급보다 기업 투자가 먼저 확정되고, 분양보다 일자리가 앞서 들어오는 신도시가 등장했습니다. 부천대장 신도시 이야기입니다.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SK그룹, 대한항공, DN솔루션즈와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약 13만㎡ 규모의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 금액은 약 4100억원입니다. 3기 신도시 가운데 기업이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계약으로 확보된 산업용지는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전체 면적(약 38만㎡)의 35%에 해당합니다. 단순한 업무협약이나 입주의향서 단계가 아니라, 실제 토지 매매를 통해 기업 투자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당 기업들은 토지 매입비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총 2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조감도 / 사진제공=부천시


SK그룹은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합니다. SK하이닉스는 약 1만 9천㎡, SK이노베이션은 약 2만 6천㎡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각각 조성할 계획입니다. 두 시설이 완공되면 1천명 이상의 상주 인력이 근무하게 되며, 사업비는 총 1조 2천억원 수준입니다.


대한항공은 부천대장 산업단지 내 약 7만 2천㎡ 부지에 무인 항공기 관련 연구시설과 운항 훈련센터를 건립할 예정입니다. 투자 규모는 SK그룹과 마찬가지로 약 1조 2천억원으로, 항공 연구개발(R&D)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아우르는 거점이 조성될 전망입니다.


국내 1위 공작기계·자동화솔루션 기업인 DN솔루션즈는 인공지능(AI)·로봇·자동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합니다. 투입되는 사업비는 약 2400억원으로, 첨단 제조 기술 연구 기능이 부천대장에 집적될 예정입니다.


사업 시행자인 LH와 부천도시공사는 기업들의 조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잔금 납부 이전에도 토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르면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30년에는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 투자 확정과 함께 교통 인프라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부천대장을 서울 홍대입구와 잇는 대장–홍대선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산업·교통·주거 기능이 결합된 자족형 도시로의 윤곽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LH, 부천시장, 부천도시공사와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하이닉스), DN솔루션즈의 토지 매매계약 체결 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LH


박동선 LH 국토도시본부장은 “부천대장 신도시는 대기업 투자가 확정되고 광역교통망 구축이 병행되면서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습니다”며 “사업 속도를 높여 부천대장을 포함한 3기 신도시가 서울 도심 주거 수요를 실질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고품격 자족도시로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