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내 주요 방산업체 10여 곳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회의는 중동과 북미 시장을 겨냥한 방산 수출 전략을 집중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습니다.
5일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2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 순방에서 논의된 방산 협력 후속 조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집니다.
특히 UAE와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무기체계 공동개발, 공동수출 등 '패키지 협력'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검토될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은 UAE와의 협력만으로도 150억달러(약 20조원) 이상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 비서실장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금융·인력·규제 지원 방안을 조율할 계획입니다.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도 주요 논의 대상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3000t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약 60조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 중이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적격후보에 선정된 상태입니다.
내년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과 독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강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이달 말이나 내년 초 캐나다를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와 국내 방산기업 간 일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사단 구성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 사업은 정부 지원 없이는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특사가 캐나다 정부의 우려나 요구를 얼마나 풀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비서실장의 이번 간담회는 지난 10월 전략경제협력 특사 임명 이후 진행된 방산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는 10월 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 등 유럽 방산 거점국을 방문했고, 11월에는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앞서 UAE와 사우디를 선발대로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당시 강 비서실장은 인천국제공항 출국길에서 "방산 4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내 최대 방산 전시회인 'ADEX 2025' 축사에서 "'방위산업 4대 강국' 달성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2030년까지 대대적인 국방·항공우주 연구개발(R&D)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정부는 대형 방산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중소·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 비서실장의 방산 특사 일정이 마무리된 후, 대기업이 수출에 성공할 경우 수출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중소 방산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상생 기금을 조성하는 구상입니다.
이 대통령은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기득권을 가진 대기업은 이미 상당한 혜택을 누려온 측면이 있다"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올해 말과 내년 초를 K-방산이 글로벌 수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가르는 분수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동과 북미에서 동시에 굵직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