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3, 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플래그십 스토어 확장을 통해 GS25와 CU 중심의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매출 감소와 적자 지속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 브랜드는 체험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매장 운영으로 브랜드 존재감 회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 명동에 '뉴웨이브 플러스' 매장을 선보였습니다.
이 매장은 기존 미래형 모델 '뉴웨이브'에 체험형 요소를 대폭 강화한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K-팝 굿즈 팬덤존, K-기념품존, 가챠존, 라면 체험존 등을 마련해 외국인 관광객과 젠지세대를 겨냥했습니다.
리뉴얼 효과는 즉시 나타났습니다. 10월 24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출 증가폭을 보면 완구류 30배, 패션 15배, 즉석식품 8배, 라면 6배, 화장품 5배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외국인 방문 비중이 90%를 넘어서며 관광 상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마트24도 지난달 28일 서울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을 오픈했습니다.
1020대 젠지세대와 30대 트렌드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이 매장은 약 100㎡(30평) 규모로 브랜드팝업존, 이벤트존, 스타상품존, To-Go Café 등 네 구역으로 구성됐습니다.
입구에 위치한 '브랜드팝업존'에는 젠지 여성들이 선호하는 '어뮤즈'와 'W컨셉' 브랜드 상품이 진열됐습니다.
'이벤트존'에는 1020세대가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IP활용 상품을 소개하는 특화공간도 마련됐습니다. TO-Go Café에서는 프리미엄 커피 머신을 활용해 다양한 음료를 3,000원 이하에 즐길 수 있습니다.
최진일 이마트24 대표는 "트렌드랩 성수점은 이마트24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매월 신상품과 트렌디 브랜드를 가장 먼저 선보여 1030세대에게 힙한 편의점 이미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픈 직후 첫 주말에는 매장 밖에 긴 대기줄이 생길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인기 게임 '트릭컬 리바이브' 굿즈와 서울대빵, 손종원 셰프 간편식 등 단독 상품이 젊은 층의 발길을 끌어모았습니다.
두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 배경에는 심각한 적자 상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조 2,72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4% 급감해 1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2022년 미니스톱 인수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입니다. 특히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통합 비용과 점포 운영 효율성 저하가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마트24의 적자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5,521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78억 원으로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년 넘게 지속되는 적자 행진으로 모회사인 신세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편의점 업계는 3분기 기준 GS25와 CU, 두 브랜드가 업계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며 양강 체제가 공고해졌습니다.
GS25·CU가 공격적인 점포 확장과 상품·서비스 투자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판매력과 브랜드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수익 감소는 점포 수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세븐일레븐 점포는 1만 2,152개로 2022년(1만 4,265개)보다 2,113개 줄었습니다.
이마트24 역시 같은 기간 6,642개에서 6,130개로 512개 감소했습니다. 올해도 비효율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편의점업계는 처음으로 점포 수와 객수가 동반 감소하는 양적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화제성 높은 상품 출시 등 전략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적자 탈출을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은 적은 점포로도 브랜드 존재감을 확보하는 데 유효한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편의점이 단순한 24시간 구매 공간을 넘어 젊은 층이 머물고 체험하며 즐기는 플랫폼으로 변화하면서, 기존 적자 구조를 벗어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두 브랜드 모두 '체험형·특화형'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통해 브랜드 방향성을 재정비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이 장기간 지속된 적자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체험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매장의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