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아토피 아이도 라면 먹어도 될까? 전문가가 제시하는 안전한 섭취 기준과 조리법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질문입니다. 


"우리 아이도 라면을 먹어도 될까?"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올바른 선택 기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최근 소아 아토피 피부염 관리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되면서, 식품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와 미국 피부과학회(AAD) 공동 태스크포스는 식품 알레르기가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적으로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한국에서 진행된 3-6세 영유아 대상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간식과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섭취한 아이들이 한식 위주 식단을 섭취한 아이들보다 야간 가려움 점수가 2배 높았고, 삶의 질 지표도 낮았습니다. 


또한 장내 미생물 구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도레아와 애너로스티페스 같은 특정 균이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아토피 아이에게 라면을 줄 때는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체크리스트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알레르겐 표시입니다. 


식품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 소비자원


우유, 계란, 밀, 대두, 갑각류, 생선 등 의무 표시 대상 성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의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어, 제품 포장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나트륨 함량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라면 1회분에 포함된 나트륨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저나트륨 제품을 선택하고 스프는 절반 이하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을 모두 마시지 않고 남기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면의 종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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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이나 에어드라이 방식으로 만든 면을 선택하면 포화지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품 포장지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여 지방 함량이 낮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도움됩니다.


네 번째는 추가 토핑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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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 토핑보다는 삶은 브로콜리, 애호박, 두부, 달걀 등 신선한 재료를 추가하는 것이 영양 균형에 도움이 됩니다. 단, 달걀의 경우 알레르기가 없는 경우에만 추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섭취 빈도와 양의 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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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주 1회 이하, 반인분 기준으로 가정 내 규칙을 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일상적인 간식으로 자주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더 안전하게 라면을 조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면을 한 번 삶아서 전분과 염분을 줄인 후, 맑은 물이나 야채 육수로 다시 끓이면 나트륨과 자극 성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작은 그릇과 작은 젓가락을 사용하여 섭취량을 시각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초가공식품과 알레르기 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소아의 천식, 비염, 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과 관련성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라면, 스낵, 패스트푸드 등이 대표적인 초가공식품에 해당합니다. 다만 MSG(글루탄산나트륨) 자체가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일관된 임상 근거는 부족합니다.


개인별 민감성은 있을 수 있으므로, 특정 성분이 개별 트리거로 의심된다면 해당 성분을 피하는 접근이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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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라면이나 특정 식품 섭취 후 즉각적인 두드러기, 입술 부종, 구토, 호흡곤란 등 급성 알레르기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체중 감소나 영양 불균형이 우려되거나, 중등도에서 중증 아토피로 야간 가려움이 지속되어 수면을 방해할 때도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아토피 아이도 적절한 기준을 지킨다면 라면을 완전히 금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알레르기가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염, 무튀김, 소량, 저빈도 조건을 지킨다면 가끔씩 섭취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일상적인 간식으로 자주 먹는 것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