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폐쇄된 동물원에 갇혀 있던 범고래 母子... '드론 손님' 보자, 단독 공연 펼쳤다

프랑스의 폐쇄된 해양동물원에서 홀로 남겨진 범고래 두 마리가 드론을 발견하고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영상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사진작가 세프 롤리스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영상에는 '마린랜드 앙티브'에 거주하는 어미 범고래 '위키'와 새끼 '케이조'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해양동물원은 동물 쇼를 금지하는 프랑스의 새 동물복지법에 따라 올해 1월 영구 폐쇄되었지만, 두 범고래는 아직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영상 초반부에서 위키와 케이조는 녹조가 낀 낡은 수조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때 관객들의 환호성에 둘러싸여 화려한 공연을 펼치던 이들의 현재 모습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그러나 드론이 나타나자 상황이 완전히 바뀝니다. 위키가 먼저 움직임을 시작하며 드론을 향해 반가운 듯 소리를 내고 수족관을 따라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 


Instagram 'sephlawless'


이어 두 범고래는 마치 몸을 푸는 듯한 동작을 보인 후 동시에 배를 뒤집고 꼬리를 퍼덕이며 완벽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선보였습니다.


과거 관객들이 가장 열광했던 물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묘기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위키와 케이조는 예전처럼 빙글빙글 돌고, 높이 솟구치고, 물속으로 떨어지는 일련의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롤리스는 "그 광경은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다"며 "그들은 그들이 배운 유일한 언어로 말을 걸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Instagram 'sephlawless'


그는 또한 "관객들 박수의 메아리가 아직도 그들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롤리스는 "이 영상이 올라간 이후, 프랑스 정부는 '이 문제에 개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범고래의 목소리를 온 세상에 전하기 위해 더 강하게 밀어붙여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게시 일주일 만에 2,7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Instagram 'sephlawless'


누리꾼들은 "인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행동해야 한다", "범고래들이 이 외롭고 지루한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1970년 문을 연 마린랜드는 150종의 동물 4천여 마리를 보유한 유럽 최대 규모 해양동물원이었습니다.


올해 1월 새 동물복지법 시행으로 문을 닫게 된 이후, 위키와 케이조를 스페인이나 일본 등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이 있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범고래는 하루 160km를 수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키와 케이조는 마린랜드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기 때문에 자연 방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