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형광등도 끄던 회사가 시총 200조 기업으로"... 최태원이 이끈 SK하이닉스 성공기

SK하이닉스, 위기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 성공 스토리


"문 닫기 직전까지 갔던 회사가 SK를 만나면서 세계 최초 HBM 개발, 글로벌 D램 시장 1위, 시총 200조원 달성 등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SK의 과감한 투자,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덕분이었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사진 제공 = SK


이천포럼은 SK그룹의 대표적인 변화추진 플랫폼으로,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오는 20일까지 AI 혁신, 디지털전환, SK고유 경영체계인 SKMS 실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곽 사장은 2016년 최태원 회장이 언급했던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인용하며, "지난 몇 년은 이 말씀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I가 불러온 혁신이 현재 변화의 중심에 있으며, 이는 점진적 혁신을 넘어 기존 산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파괴적 혁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의 과감한 투자가 만든 반도체 신화


곽노정 사장은 과거 하이닉스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형광등을 하나씩 빼며 전기를 아끼고, 임직원들이 무급휴가와 급여 반납으로 회사를 지켜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SK와 손을 잡은 이듬해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했고, 이는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히 미래 투자를 지속한 SK의 경영철학 덕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SK하이닉스


지난 2012년 최태원 SK 회장은 경영난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를 과감하게 인수했습니다.


최 회장은 적극적인 자금 투입으로 투자 여력을 확보했고, 채권단 체제에서 어려웠던 대규모 장비와 설비 투자를 본격화했습니다.


재계에서는 미래 기술과 시장 변화를 내다보는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과 리더십이 오늘날의 SK하이닉스를 만들었다고 평가합니다.


경쟁사들이 단기 실적에 집착할 때, SK하이닉스는 AI 등 첨단 반도체 분야, 특히 HBM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며 글로벌 AI·첨단 반도체 산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곽 사장은 SK그룹 특유의 '수펙스' 추구 정신을 강조하며, "수펙스는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지향한다는 그 자체의 뜻을 넘어 끊임없는 혁신과 개선을 지속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자성어 '지불시도'를 언급하며 "아는 것이 다 길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아는 것을 깊이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와 노력이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K그룹의 AI 시대 대응 전략


SK그룹은 AI 시대에 맞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최태원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그룹 미래 도약의 원동력으로 'AI'를 꼽으며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6월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발표하고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SK하이닉스의 HBM 등 첨단 AI 반도체 기술이 적용되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25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총 6만 장의 GPU가 투입되는 이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말 1단계 준공, 2029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1GW급까지 확장해 동북아 최대 AI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 대규모 투자로 향후 30년간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25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됩니다.


곽노정 사장은 "AI 시대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며 엄청난 크기의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다"면서도 "문 닫을 위기를 겪어내면서도 HBM을 만든 SK하이닉스는 결국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개회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의 SK하이닉스를 있게 한 건 지속적인 혁신과 미래성장을 강조한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 그리고 SK 고유의 도전정신"이라며 "AI/첨단반도체를 앞세운 또 한번의 퀀텀점프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