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년 역사의 동화약품, 11년 만에 창업지로 귀환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골목에서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지어진 하얀색 건물에는 '빨간 부채' 로고가 선명하게 자리 잡았는데요.
통유리 너머로는 따뜻한 조명이 비치고, 내부에서는 인부들이 분주히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 옆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서울연통부 터'를 기념하는 커다란 표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국내 최장수 제약기업 동화약품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바로 이곳입니다.
동화약품은 최근 순화 1-2지구 재개발사업에 포함된 신사옥에 대한 건축물 사용 승인(신고필증)을 획득했습니다.
이로써 본사 입주를 위한 마지막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었는데요. 회사는 오는 28일부터 본사를 이 신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4년 원래의 사옥을 떠나 임대 건물에서 11년간 '셋방살이'를 했던 동화약품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오는 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신사옥의 모습
동화약품의 신사옥은 지상 16층, 지하 5층 규모로 건설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동화약품과 계열사인 DWP홀딩스, 메디쎄이 등이 일부 공간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 수익을 위해 활용될 예정입니다.
특히 1층에는 동화약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과 함께 카페, 라운지 등이 조성되었으며, 2층 한켠에는 서울관광재단 전시교육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현재 기념관 내부 벽면에는 창업 연혁과 주요 연표가 정리되어 있고, 인부들은 전시물 설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오는 8월 중 기념관을 개관하고, 창립기념일인 9월 25일에 공식 오픈식을 개최하여 동화약품 터로의 복귀를 대외적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127년 역사의 귀환, 그 의미와 기대효과
이번 본사 이전은 단순한 공간 변경 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지난 1897년 서울 순화동 5번지 한옥에서 '동화약방'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1966년에는 3층 건물을 신축하여 공장과 본사로 사용했는데, 이곳은 국민 소화제 '까스활명수'가 처음 생산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지난 1986년에는 본사를 5층으로 증축했으나,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2014년 사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후 재건축이 결정되어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했고, 최근에야 완공을 마쳤습니다.
신사옥 이전은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동화약품은 서울시청 인근 공유오피스 건물의 일부 층을 임차하여 임시 본사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자체 소유의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임차료 절감은 물론, 추가적인 임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올해는 윤인호 대표 취임과 함께 동화약방 터로 돌아가게 되는 의미 있는 해"라며 "본사 이전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