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출근했더니 '난장판'... CCTV 확인해 봤더니
한 카페 업주가 카페 문을 열려다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전날 밤 마감 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던 카페가 완전히 엉망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돌려 본 업주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지난 1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카페를 오픈하려던 A씨는 누군가 카페에 무단 침입을 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는 제자리에 없었고, 파라솔은 옮겨져 있었으며, 테이블에는 커피 얼룩까지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둑이 들었나 싶어 CCTV를 확인해 보니 더욱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CCTV 영상에는 영업시간이 끝난 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카페로 들어오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출입금지' 팻말을 무시한 채 카페 테라스로 들어와 테이블과 의자를 마음대로 옮기는가 싶더니, 파라솔을 접어 가져가는 등 카페 시설물을 자유롭게 사용했습니다.
심지어 파라솔을 조작하기 위해 의자를 밟고 올라서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서 긴 전깃줄을 설치하고 각종 촬영 장비를 들여오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알고 보니 카페에 무단 침입한 이들은 드라마 촬영팀이었습니다.
사전 협의 없는 무단 촬영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이 모든 일이 카페 주인인 A씨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A씨는 "마감하고 간 거랑 다른 게 없으면 저희도 이상함을 못 느꼈을 텐데 너무 다르니까 (CCTV) 영상을 돌려봤다"라면서 "저희한테는 (협조 요청) 온 게 아예 없었고, 다른 가게에도 여쭤봤더니 다른 가게도 협조 구한 게 없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촬영팀은 카페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한 후 정리도 하지 않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테이블에 흘린 커피 얼룩도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A씨는 "저희 기물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고 정리도 제대로 안 했다. 다음날이라도 연락을 줬으면 조금 화가 덜 났을 텐데"라고 토로했습니다.
결국 A씨는 직접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 상인들에게 수소문해 촬영팀의 연락처를 알아내야 했습니다.
뒤늦게 연락이 닿은 촬영팀은 "촬영 장소를 착각했다"는 다소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드라마 제작사 측은 "카페 측에 정식으로 사과를 했고 합의 절차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예술 창작이라 해도 기본적인 예의와 법적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 촬영하는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나", "촬영 전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고, 사용 후 원상복구를 하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 "촬영한답시고 문화재 훼손하는 제작팀도 있더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드라마 제작팀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한 드라마 제작팀이 안동 병산서원에서 촬영을 하던 중 만대루 기둥에 못을 박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만대루 기둥에는 못 자국이 그대로 남아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지난 2월 안동경찰서는 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드라마 현장 소품팀 관계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지난달 28일 안동지방검찰청은 이들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