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발 묶인 호랑이 구하러 맨몸으로 우리 들어간 사육사들
에버랜드 타이거밸리에서 발생한 호랑이 아름이의 안전 사고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강철원 사육사(주키퍼)는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TV'를 통해 "여러분들께 부탁을 한 가지 드리고 싶다. 사실과 다른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주키퍼들을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면 믿고 주키퍼들에게 동물을 맡겨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키퍼들은 동물들을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으니 오해는 지양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는 얼마 전 발생한 타이거밸리 호랑이 '아름이'의 안전 사고에서 비롯된 발언을 추측된다. 사고는 5월 29일 아름이가 물 근처 쇠사슬에 묶인 공을 가지고 놀다가 발생했다. 아름이의 발이 쇠사슬에 묶인 것이다.
이날 이후 온라인에서는 주키퍼들이 쇠사슬에 발이 묶인 아름이를 신속히 구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강 사육사의 당부에 이어 에버랜드 판다 '바오패밀리'의 한 팬 역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엑스(X·옛 트위터)에 "판다월드 입장을 늦게 해서 70분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면서 물에서 놀고 있는 호랑이(아름이)가 귀여워 영상을 찍다보니 노는 게 아닌 듯했다"며 그날의 이야기를 꺼냈다.
A씨는 "(구조가)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름이가 스스로 발을 뺄 수도 있어 보였다"며 "상황이 종료된 줄 알고 자리를 뜨려 했는데 한 수의사가 마취총을 들고 타이거밸리(호랑이 사육장)로 가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타이거밸리의 대장 사육사들이 휴무였다. 그래서 강철원 사육사(강바오)와 한 호랑이 사육사가 함께 직접 방사장에 들어가 물을 퍼내서 아름이를 구조했다고 한다"면서 "호랑이가 있는 방사장에 들어가라는 건 누구에게도 먼저 시킬 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수심이 깊어 발이 묶인 채 마취총을 사용할 경우 익사할 위험이 있었기에 인근에 있던 강철원 사육사를 비롯한 사육사들이 맨몸으로 호랑이 사육장에 들어가 물을 퍼낸 것.
덕분에 구조 과정에서 아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쇠사슬을 직접 끊어내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름이는 송곳니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다.
이에 에버랜드 측은 지난달 20일 블로그를 통해 "안타깝게도 부러진 송곳니는 원래대로 복원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이 사고를 계기로 주키퍼(사육사)들도 아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반면교사로 삼아서 더욱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역시 강바오", "사육사들이 목숨 걸고 들어갔네", "아무리 귀여워도 결국 호랑이라 위험한 건 사실", "잘 회복해서 돌아오길"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