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정책' 반대하는 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 2명, 병원 떠난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병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입력 2024-04-23 14:19:40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병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최근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얼마 없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들마저 의료계를 떠나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대책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강대강' 대치를 끝내고 중용을 찾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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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강희경·안요한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지난달 말 본인 진료실 문에 '사직 안내문'을 붙였다.


두 교수는 안내문에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올해 8월 31일"이라며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분들을 보내드리고자 하니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바란다"라고 썼다.


현재 소아 투석이 가능한 병원은 전국에 8곳 뿐이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경북대·부산대·전남대·제주대 병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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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서울대병원만이 유일하게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추고 있다. 아픈 아이들에게는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두 교수는 안내만의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근무 중인 병원을 안내했다. 서울은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지역은 9곳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3 곳은 즉각적인 진료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3곳이 최소 2개월, 최대 10개월 뒤부터 진료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석이 필요한 소아 만성 콩팥병은 대부분 선천적 질병이다. 이 병을 앓는 아이들은 투석기를 통해 일주일에 3회, 4시간 정도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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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이 몸속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혈액 투석 혹은 복막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제때에 받지 못하고 한 번이라고 건너뛰면 생명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강희경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냈는데 정부는 반응하지 않았다"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었는데, 그냥 (근무한다는 것은) 정부 정책을 인정한다는 것이어서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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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만성 콩팥병 등으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전국에 100명 안팎이다. 이 중 50~60%가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