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1일(금)

숙명여대 강의실에서 잃어버린 지갑 못 찾아 포기하고 있던 여대생에게 도착한 택배 상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잃어버린 지갑을 찾지 못해 포기한 여대생에게 도착한 택배 상자. 그곳에는 그토록 찾던 지갑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쪽지가 들어있었다.


미화 아주머니가 서툰 맞춤법으로 적은 쪽지 내용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고 있다.


지난 29일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우리 학교에 이런 마음 따뜻한 분이 계시다는 걸 알려야 할 거 같다"는 숙명여대 학생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은 즉 기말고사 볼 때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찾을 길이 없어 포기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택배가 와서 봤더니 지갑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에브리타임


또한 그곳에는 쪽지 한 장도 함께 들어있었다고 한다.


쪽지는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대 과학관 6층에서 근무한 미화 아줌마예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이어 "강의실 651호 코트가 있어 그 자리에 접어 놓았는데 오래되어도 찾자(찾아) 가지 않아 년말(연말)이 되여=어 정리 하려 보니 주머니에 지갑이 있네요"라고 상황이 설명되어 있었다.


아주머니는 "보니 주민등록(주민등록증)과 거금이 있써(있어) 주소지로 보냄이다(보냅니다)"라며 "몇일을(며칠을) 하나님께 기도 했지요. 주인을 찾을 길을"이라고 적었다.


에브리타임


얼굴도 모르는 학생의 지갑을 찾아주고 싶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서툰 글씨로 한 자 한 자 적었을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를 본 A씨는 "진짜 너무 감사하고, 세상은 아직 참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어떻게 감사를 전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표하면서도 논란이 됐던 '청소 노동자 처우'에 대해서도 재조명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때 숙명여대 교정 곳곳에는 "청소 노동자 휴게실 개선하고 샤워실 설치하라"라는 빨간색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당시 숙명여대 일부 학생들은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해 "숙명여대 과학관 휴게실은 휴게공간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공간으로, 계단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고 내려갈 때 발생하는 소음으로 잠깐 쪽잠조차 잘 수 없고 구조상 중간의 기둥 때문에 편하게 누울 수도 없다"고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학교 측과 갈등과는 별개로 딸뻘 학생을 생각하는 미화 아주머니의 마음과 이에 보답할 줄 아는 학생의 올바른 반응에 많은 이들이 '인류애 충전'이라는 감동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