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이 '아이 데려와 혼내달라 하지 마세요' 현수막 건 이유

자녀를 훈육하기 위해 경찰서로 데려오는 부모들이 늘어나자 경찰은 급기야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입력 2022-09-23 15:31:12
온라인 커뮤니티


"우리 아이 좀 혼내주세요"... 자식 훈육 시키려 경찰관 찾는 부모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자녀 훈육을 위해 경찰서를 찾는 부모들이 늘어나자 경찰들이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다. 


급기야 일부 경찰서는 현수막까지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서 앞에 걸린 현수막 보고 기가 차네요'라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퇴근하고 집으로 향하던 A씨는 집 앞 경찰서에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던 A씨는 현수막에 쓰여있는 문구를 읽다가 충격받은 듯 자리에 멈췄다.


'어린아이를 혼내기 위해 경찰관서에 데려 오시면 아이 마음에 상처만 남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묻고, 듣고, 답해주는 인내의 시간보다 더 나은 훈육은 없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수막까지 만들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많이 찾아왔다는 건지"


현수막을 보고 한참을 생각에 잠긴 A씨는 "자식 훈육은 본인들이 해야지 왜 경찰관이 하냐"면서 "현수막까지 걸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많이 찾아온거야..."라고 진절머리 쳤다.


그러면서 "이것도 업무방해에 속하는 건 아닌가... 하여튼 진상 부모들은 왜 안 사라지는지"라며 혀를 내둘렀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광주 북부 경찰서 / 뉴스1


경찰관에게 아이 훈육 부탁해놓고 '과잉대응'이라며 주장한 사례도 있어


이들은 "어딜 가나 진상 부모들이 꼭 있다", "좀만 알아보면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 지 나와 있는데", "손 안 대고 코 풀고 싶은 격", "경찰관은 뭔 죄냐"라면서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지난 2021년 9월경 광주 북부 경찰서에 한 부모가 경찰관에게 아이 훈육을 부탁했다가 되려 '과잉대응'한다고 주장했던 사례가 있다.


해당 부모는 5살 남아를 해당 경찰서에 데려와서는 "경찰 아저씨, 우리 아이 '이놈' 해주세요"라며 아이의 훈육을 부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탁을 거절할 수 없던 경찰관이 아이와 대화를 위해 민원인 좌석에 앉히려 하자 아이는 지구대 밖으로 나가려 했고, 이를 출입구에서 제지하다 논란이 빚었다.


아이의 부모는 경찰관이 말리는 과정에서 "X자로 잡은 채 강제로 눕히는 '과잉대응'"했다고 보도했지만 경찰은 "흥분한 아이가 양발로 팔을 차길래 이를 제지하기 위해 양팔과 양발만 잡았다"고 해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모의 눈에는 아이의 행동이 제지해야 마땅한 행동이라고 생각 들겠지만 아이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체벌이나 강한 충격 요법을 주기 보다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규칙을 정하고 책임감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의 입장을 반드시 들어서 대화를 하며 아이의 수준에서 이해시키도록 해야한다.


또한 다른 사람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따 아빠 오시면 혼날 줄 알아", "너 그렇게 하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 등 다른 사람을 개입시켜 아이를 야단 시키는 것은 훈육에 아무런 효과가 없고 작은 협박에 불과하기에 반발심만 커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