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금)

"햄버거vs수제버거, 당신의 소비는?" 국민들 과소비에 '가스라이팅' 들어간 것 같다는 정부기관

소비 트렌드를 묻는 기획재정부 포스팅 썸네일 / Instagram 'moef.korea'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기재부)의 SNS 채널에 올린 게시물 하나가 공유됐다.


지난 25일 기재부는 자사의 인스타그램에 국민의 '소비 트렌드'를 묻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해당 포스팅에는 '만 원 후반에서 3만 원에 육박하는 수제버거'와 '거품 뺀 가격으로 대형마트에서 싸게 나오는 햄버거'를 비교하며 '당신의 소비 트렌드'는 무엇인지 묻는 글이 함께 게재됐다.


기재부는 게시물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소비를 통해 소비자들의 억눌려있던 욕구가 분출되지만 반대쪽에서는 가성비를 높인 실속 소비성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소비 트렌드를 묻는 기획재정부 포스팅 썸네일 / Instagram 'moef.korea'


지난 2016년 모 초등학교에 올라왔다고 알려진 IMF 관련 게시물 / 온라인 커뮤니티


이와 함께 지난 2016년 모 초등학교 게시판에 게재됐다고 알려진 IMF 관련 게시물도 재조명됐다. 


이는 1997년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 이후 국민의 소비 절제 촉구를 교육했던 게시물이다. 


게시물에는 "잘살게 되었다고 생각한 많은 국민들이 근검절약하던 일을 잊어버리고, 해외여행이나 비싼 외국 상품을 사는데 재미를 들여 나랏돈이 또 많이 새어나갔단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외환 위기의 탓을 국민 탓으로 돌린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들은 최근 기재부에서 공개한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과거 초등학교에 게재됐던 IMF 관련 포스터를 비교하며 "한 번 속지 두 번은 안 속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기재부의 게시물을 두고 "국민들에게 과소비한다며 가스라이팅이 들어간 것 같다"고 본 듯하다.


한편 기재부는 지난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지출 0원에 도전하기, 가능하신가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인 '무지출 챌린지' 한번 도전해 보실래요?"라며 이른바 무지출 챌린지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대중의 뭇매를 맞고 현재는 삭제된 '무지출 챌린지' / Instagram 'moef_korea'


내수를 활성화해 경제를 살려야 하는 기재부가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캠페인을 홍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무지출 챌린지'란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 일정 기간 '지출 0원'에 도전하자는 캠페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물가가 치솟자 지갑을 닫은 MZ세대의 소비 방식으로 과거 '욜로(YOLO)족'의 과소비인 '플랙스'와는 반대되는 소비 형태다.